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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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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꾸 시계가 보고싶다


BY 햇반 2001-04-20

언제부터인지 시계를 보는게 습관이 되어 버렸다
아침에 잠을 깬 이른시간부터 잠자리에 드는 그 시간까지도
나의 시계보기는 몇십차례 그렇게 반복된다
습관처럼 동그란 시계판을 들여다 보고는 나를 움직인다
물론 완벽하게 나를 움직일 수 는 없다
그냥 아무런 일도 하지 않은체 지나가는 시간도 상당하다
아직은...

내가 그렇게 시계보기에 미쳐(?)있는것은 시간을 아주 유용하게 잘 써먹기
위함이다
할일이야 내가 하려고만 든다면 아주 무한하기 때문에 항상 똑같이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질적인 면에서 내기 아주 만족스런 삶을 살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있기 때문이다

아주 만족스런 날은 분명있다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난 뒤부터 반드시 내가 해야하는 많은 일들,
그리고 나만의 시간이라 불리워지는 그 시간동안 내가 알차게 내 몫의 시간을
쓰고 나면 난 매우 흡족하다
그날은 기분이 좋아 유쾌하며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도 알차게 꾸민다
그게 바로 시간의 여유임을 알게 되었다
아이들이 잠자리에 들기전까지 내 할일이 모두 끝나 있게되면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 줄수 있어서 좋고 마지막 인사(기도)까지도 여유롭게 할수있고,
그후의 남편과의 시간도 적절히 사용할수 있어 그날 하루는 뿌듯한 마음으로
마감할수 있다

시간을 만만히 보고 어영부영 하다간 하루종일 시간의 노예가 되고 만다
그날은 외출중인 내가 아이들이 돌아올 시간이 되어서도 집에 못들어 오기 일쑤고
집안은 엉망이 되어 있고 아이들이 간식거리를 사다 날라야 하고,남편이 들어올
시간인데 저녁준비가 안되있고 저녁식사를 한뒤 늦은 시간까지도 나는 계속
몸을 움직여야 할 상황이 된다
그러면서 나는 지친다
그리고 짜증이 난다
왠지 하루종일 난 파출부가 되어 일만 한 것같고 나를 위한 한시간도 주어지지
않은 것에 화가난다

하지만...
그건 내 잘못이다
내가 시간표를 잘못짰기 때문에 생긴 일이다
후회해도 소용없는,나의 망가진 하루...

요즘은...
잠자리에서 다음날 할일들을 점검해본다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할일들을 메모지에 옮겨놓는다
모두 집을 나서면 나는 미리미리 해야할 일만 골라서 해 놓는다
외출을하고...
아이가 돌아오기 전에 집에 와서 점심을 준비하고
아이와 같이 밥을 먹으며 학교 얘기며 친구 얘기들을 듣는다
학원에 보내고 난 잠시 내 시간을 가질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아직 미완성인 나를 이렇게 길들여 살기로 했다
시간에 내가 조절 당하는 패배의 하루를 사는 것보단
내가 시간을 조절하면서 시간을 나에게 ??杉?그러한 하루가 나에게
더 득이 되고 충만하므로....

나는 지금도 우리집 거실 중간에 놓여있는 빨간동그라미 시계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