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전만해도 날씨는 그야말로 짱이였던거...알지?
난 교회도 땡땡이치고 요즘바쁜 남편을 따라 기회를 놓칠세라
아이들을 몰고 대치동 무역전시관을 찾았어
거기에..
살고싶은집 꿈꾸고 싶은마을이 있다나
난 그림도보고 꿈도꾸고싶어 거기를 찾은거야
오전이라 한산하고 전시관은 아주 조용했지
야외전시장엔 실제크기의 모형전시관이 있었고 실내엔 내장제부터
인테리어 소품까지 다양하게 있었지
난 건축도 예술이라고 생각해~
해서 아들을 데리고 다니면서 건축에 대해서 좀 알려주고 싶었어
물론 나는 모르니까 관계자 분들의 도움을 받아야지
실물사진과 같은 미니어쳐 건물이 전시되어 있길래
감탄을하며 들여다보는데 아들이 묻는거야~
건물 밑에 기둥이 건물의 무게를 감당할수없어 집이 무너지지 않겠냐는 거지~
그래..
난 그것을 건축한 분에게 물어보기로 했어
기분좋게 설명을 해주는 그분의 설명을 듣고 있는데 애가 없어진거야
아저씨 그것도 모르고 계속 신이나서 설명하고...
덕분에 난 건축 이론공부를 했지~
생각보다 어렵더군...
그치만 남자들에게는 매력적인 일일것 같았어
건물도 미적감각이 있어야 더 값어치가 있을테니까 말야~
아들은 그런 엄마 마음도 모르고 아무 생각없이 그냥 돌아다니구...
그래도 그림이라도 보는게 어디야~
대충 둘러보니까 볼거리가 없어지더라구~
평숙이한테 전화를 했지
이른아침부터 안되던 전화가 어렵게 되는 순간이였어
한참만에야 아이들 둘을 데리고 나타났더라구...
한번더 평숙이와 둘러보고는 바람때문에 야외에 있기도 그렇고 해서 택시를
타고 평숙이 집으로 갔지~
점심을 먹으면서 평숙이가 뜬금없이 영화를 보러가자는거야~
난 좀 의아했어
평숙인 한번도 나에게 뭔가를 제의한적이 없었거든
아~
물론 뭘 먹으러 가자던가 집앞의 어디를 잠깐 가는 그런 제안을 했었지만...
영화를 보자는 평숙이의 제안은 뜻밖이였어..
야가 서울로 이사오더니...?
난 왜 평숙이가 갑자기 영화를 보고 싶은가 묻기도 전에 그냥 어리둥절하며
강변테크노에 전화예약을 하기시작했어
우리가 보고자 하는 영화는 이미 매진이였고 그래도 난 우리가 가면
환불이나 그런게 있을수 있으니까 일단 나가보자고 했지
아이들?...
물론 넷 모두 평숙이집에 놔두고 갈 생각이였지
마음이 걸리긴 했지만 이야기를 잘 해놓고 나갔다 오마고 했지
강변엔 그야말로 젊은이들 천국이더군
우리?
물론... 우리도 젊지~
오후 4시에 왔는데 영화는 6시30분에 시작한다더군
일단 남편과 시간을 맞출려고 전화를 했지
영화를 보고 오라고 아주 쉽게 대답을 하더군~
난 좀 찜짬해지기 시작했어....
우리가 4시에 집을 나왔고 영화를 보고 집에 들어가면
9시가 넘을텐데 그러면 그때까지 아이들끼리 있는것도 그렇고
남편도 8시에 끝나면 수현네 집까지 10분이면 올텐데...
난 좀 복잡해지기 시작했어
그런데...
평숙이 얼굴을 보니 아주 태평하니 흡족한 표정이였고,
오랜만에 나를 만나니 저리 좋은가보다 생각하니 미안한 맘에 그냥
들어가잔 말도 못하겠고...
차라리 나오지 말걸 후회하기 시작했지
신나게 표를 끊는 평숙이를 보면서 난 얼른 팝콘을 샀어~
그리고 일단 시간을 때우기 위해 쇼핑을 했지
일층까지 내려가는 동안 우리는 아주 유익(?)하고 즐거운 시간을 가졌지
왜냐면 전자매장에서 내가 모르는 여러가지를 알게 되었거든
그냥 여기저기 둘러보면서 궁금한 걸 묻곤 했으니까...
게다가 아주 기분좋았던건,
혼수매장에 가니...
모두들 우리더러 아가씨라 그러는거야
결혼날짜가 언제냐는둥~
예단은 했냐는둥~
나중에서야 그것도 장사속이란걸 알았지만...
그렇게 시간을 때우고 다시 10층으로 왔을때 6시가 돼있었지
오래걸어 다리도 아프고 신발은 내발을 깨물어 아파오기 시작했고...
난 그냥 들어가자는 말은 못하고 다리가 아프다고 칭얼거리기 시작했어
평숙인 이제 30분 남았다며 좋아했지
난 아이들에게 전화를 해보자고 했어~
그리고 민주의 목소리에 맘이 약해졌어...
글쎄...민주가 심심하다는거야~
"환불하자!"
환불을 하면서도 평숙인 평숙이다운 말을 하더군
"기회는 항상 있는게 아녀~"
다리가 아픈것도 잊은체 허둥거리며 뛰기 시작했어~
바람은 불고 날씨는 왜 그렇게 추운지...
우리들의 나들이 만큼이나 썰렁한 날씨에 우리는 한바탕 웃으며
집으로 오는 버스를 탔어~
영화는 보지 못했지만 난 아주 즐거웠어~
그렇게 평숙이와 오래 돌아다닌적이 없었거든
아니...
누구와도 그렇게 발이 아프도록 신이나서 돌아다니적이,
아주 오래전 일이라 기억에도 없는....
횡재를 얻은 기분이였어~
봄의 차가운 바람이 아주 시원하다고 느낄만큼이나...
아주 후련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