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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있는 주말농장 2 ㅡ 감자 심다가 꿩소리 듣다


BY 초록이 2011-04-11

지난주에 밭을 갈다가 끝내지 못하고 와서 마음이 밭에 가 있는데 친정에도 갈일이 있어

토요일에 갔다가 하룻밤 묵고 왔다

15층엔 막내동생네가 살고 있고 5층엔 고모네가 사는 옆동으로 이사를 하셨는데 아적 못 가봤던 것,,

구석구석 넓고 깨끗하고 환한 집이라 이제 칠순을 지나 둘,셋되신 부모님이 노후를 지내시기에

오붓하실듯 하다

구정때 못 가 뵙고 명절 지나고 우리집에  오셔서 만났는데 엄마는 떡을 하고 토종닭을 삶고

도토리 묵을 쑤고 한상 차려 주신다

화초를 좋아해서 앞베란다 에는 한켠에서 끝까지 큰 화분들이 줄 지어 있다

내가 사들고 간 연 분홍 장미화분도 한옆에 자리잡고 앉아 새식구가 되었다

담날 집에 가서 밭에 갈려면 아무래도 성당 갈 짬이 없을거 같아 새벽에 친정근처 성당을

찿았는데 새벽미사가 없어 되돌아 나왔다

그리고 아홉시 반 미사를 갔는데 미사는 다소 색다른 분위기에서 진행되었다

전방지대라 군인들이 한자리 차지하고 있고 수녀님들이 대동하고 온 장애인 분들이 한자리 앉아 있는데

화답송을 너무 씩씩하게 하는 바람에 낯선 느낌을 받았다

어떤해엔 아름다운 성당 건축물로 뽑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 전곡성당은

너른 마당에 한쪽 신자들을 위한 까페를 깔끔하게 지어 놓았다

장영희의 문학의 숲을 거닐다 도 있고

법정스님의 책이 보여 친숙함이 느껴지고

 

엄마네 화초중 탐이 나는 화분하나를 뺏다시피 들고 ㅎ 싸주시는 보따리를  챙겨 점심때쯤 출발 집에 오니

집안이 너저분해서리 치우고 닦고 하다보니 밭에는 4시에나 가게 되네

 

주말농장은 역시 남편의 도움이 꼭 필요한가보다

잘 다듬어진 옆에 밭들사이에 황무지처럼 끼어 있던 우리밭도 요한씨의 삽질이 지나가니 짙은 황토흙이

모습을 드러내고  어떻게 할줄 몰라 우두망찰하던 나도 호미로 흙을 부수고 잡스런 쓰레기들을

치우는 일을  계속 했다

요한씨 하는 양을 보니 예전에 아이들 보던 동화책,,,, 옥황상제의 따님이 떨어뜨린  옥반지를 찿기위해 지상에

내려온 하늘장군이 온땅을 헤집어 반지를 찿았는데 그때 산이 생기고 들, 강이 자리잡혔다는  이야기에서

무서운 힘으로 온땅을 헤집는 그 장군이 생각났다는 ,,,, ㅋㅋ

농원가게에 가서 씨감자를 5천원어치 사다가 째겨 갈아 놓은 밭에 쏙쏙 넣는다

꿔꿔이~

산 한편에서 아주 큰 소리의 꿩 우는 소리가 산을 흔든다

지난주 받은 돼지감자도 밭 끝부분에 심었다

돼지감자는 잘몰라서 찿아보니 해바라기 비슷한 꽃을 피우는데 뿌리가 감자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천연 인슐린이라고 불릴만큼 당뇨에 좋고 변비에도 탁월하다고 하네

어쨋든 감사하고 잘 키워서 꽃도 보고 뿌리열매 맛도 봐야 되겠다

득득 드르르럭~

이번엔  또 희안한 새소리 빈 나무통을 맑게 긁는 소리랄까 ,,,,,아, 희한한 이새의 이름은 뭘까

 

6시가 되니 산공기가 싸늘히 감겨온다

개척교회옆에 밭에서 일하던 아주머니 두분이 불을 놓아 잡동사니들을 태운다

활활 타오르는 불,,, 푸른 연기는 높이 날아 올라 사라져 간다 

저무는 산그늘에 연기내음이 좋다

그만 가자고 재촉 한번 하고 흙을 툭툭 털고 연장들을 챙겨 언덕길을 내려 오자니

농장입구의 백구들이 호기있게 컹컹 짖는다

벌써 발그레한 진분홍빛으로 피어난 살구꽃나무도 있고

다음 주엔 아파트앞 매화나무거리가  흐드러지게 피겠구나싶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