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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영그는 텃밭일기 14- 밭에 가보다


BY 초록이 2010-07-17

 

닭고기칼국수로  점심을 차려 먹고  오랜만에 밭으로 간다

 

노인주간보호 시설에서 한달 계약으로 종일제 일하게 되니 어찌나 심신이 피곤한지

경황이 없다   내가 이리도  약골인가  혀가 끌끌 차지기도 하고 ,,나보다 나이 많은 언니도 즐겁게 일하시드만 ,,,

내밭에도 못 가보고 ,,,이건 초록이패턴이 아닌데  하는 맘이 새록새록 들고ㅎ

어쨋거나  한달 주간보호센타 어르신들과의 시간은 내게 좋은 경험이 될것이다

 

요한씨가 탐스럽게 자라난 애호박이며

가지며를 따와서는 볶아 먹고 무쳐먹고 했었다

텃밭의 하일라이트, 옥시시는?

아직 안 여물었음 ㅎ

 

비가 억수로 내리다간 또 흩뿌리며 고즈넉히 내리고 있는데

농원 가게자리  길건너엔 보라색 무궁화 꽃나무가 턱하니 서서 비맞이하고 있다

수많은 보라색 꽃잎을 펼쳐 놓고 내가 무궁화였네하고 혀를 낼름하는것 같다

감쪽같이 몰랐구만~

호박덩굴은 그늘막으로 기어 올라가 지붕을 슬금슬금 덮어 가고 있고

뒷밭에 남의 옥수수는  키가 커져 뒷 배경이 아늑해 보이고 

봉숭아 세그루는 예쁜 꽃잎을 달고 있기도 하고 발밑에 쌓아 놓기도 했네

진홍 다홍 흰빛에 가까운 연분홍,,,, 꽃잎들이 좋아라

호박을 제때 못 따주어 넘 커져 버렸다 묵직한게 씨가 생겼을거 같다

가지도 기다란걸 뚝뚝 잘라 따고 키가  내키만큼 자라버린 방울 토마토 가지에

익은 열매를 따 먹는다  으흠, 맛나고

담주에는 한바가지는 딸만큼 포도송이 같은 방울이들이 잔뜩이다

 

비가 와서인지 농장은 사람의 기척은 전혀 없고 꿩소리도 끊겼고

우수수 비 내리는 소리만 왁자하다

 

해바라기들이 거의 90도 가까이  머리를 숙이고 비 내리는 하늘에 순복하고 있다

충성을 맹세하는 중세의 기사처럼 아니면 

남은 생애를 신께 헌신하기만  염원하는 종신서약 신부님들처럼..

줄기에 거뭇거뭇한 점이 보이는데 병하는건 아니었으면 좋겠다

 

거세게 내리는 빗줄기때문에 초록작물들과의 데이트는 중단 되었다

 

요한씨가 도라지꽃밭을 보여 준다고 해서 뒷농장으로 돌아 나오는데 정말로

드 넓은 밭에  도라지꽃대들이 모두 드러 누워서 쉬고 있다

 

언제 보아도 소박하고 친근한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