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딸 견진성사가 있는 날이라 어저께 부터 맘이 바빴다
오후에 행사가 있어 오전에 밭일을 보았다
날이 연일 서늘했던 지난 주라 상추와 쌈채류 모종이 못자랄까싶어
전전긍긍하다가는 수요일에 밭에 가 보았다
바람이 어찌나 부는지 비닐 덮어 놓은 것들이 여기 저기서 펄럭거리는데
아니나 다를까 우리밭 긴 이랑 비닐 하나도 긴 쓰개치마마냥 펄럭대고
있는게 아닌가 ?
이론 ,,,,시상에 ,,,민망스러워라,,,,,
얼른 돌멩이로 진정 시켜 놓고
미니밭 두개도 비닐이 드러나 있어 잔돌로 눌러 주고 왔는디
모종들은 의외로 바람은 세고 차도 따스한 햇볕아래 미소 하듯
꼿꼿이 잘 크고 있었다
특히 청경채모종은 얼마나 싱그럽고 튼실한지 모른다
밭 아래자리에 해바라기 씨를 심는다
길가랑 구분되게 울타리 노릇도 하고 눈부신 꽃도 볼겸,, 또 하나, 둘째딸래미가
제일 좋아 하는꽃이기도 하다
빈센트 반 고흐가 가장 탐닉했던 꽃이 해바라기 아닌가!
미니밭 대파랑 갓씨 심어 놓은 사이에는 한련화씨를 심었다
노랗고 빨간 꽃이 앙증 시려운 예쁜 꽃이라서 전에 부터 심고 싶었는데
베란다 화분에서 한번 실패를 보고 텃밭에 다시 한번 도전이네 ㅋㅋ
전에 무주에 놀러 가서 봤는데 이꽃은 화려한 만치 벌레도 화려하니 눈에 띄는
주황색이었던거 같다 기대만땅으로 ㅎㅎ
봉선화 씨는 도무지 심을때가 없어 이랑 경사면에다 그냥 뿌렸다
밭 테두리에다 둘러 쳐 논 끈을 일하기 불편하지 않게 정리하고
부산 아지매가 하는 가게로 가 씨 몇개 더 사다 줄뿌림으로 심었다
마침 둘다 지갑을 안 갖고 가서는 그냥 외상하자고 하니
선뜻 오우케이 하신다 ㅎㅎㅎ
나중에 아줌마네 잔치국수 밭으로 배달 시켜 먹어야 겠다
(으 ,,얼마나 맛있을까,,,침 넘어 간다잉 ^^)
밭은 정해진 사이즌데 왜 이렇게 심고 싶은게 많은 건지 ㅉ ㅉ ,,
피망, 케일,양배추 같은 걸 심어 보고 싶은데 아무래도
올해는 안될듯 싶다
옆에 밭 할아버지가 혼자 오신다 할머니는 아프셔서 못 왔다고 ,,
해바라기 씨 남는거 심으시겠냐고 여쭈니 ㅡ 자리가 없어서 ,,,
말을 흐리신다
ㅡ저희는 울타리도 하고 꽃도 볼라고 심었어요
했더니 ㅡ 그럼 조금만 줘 봐유 ~ 하신다
할아버지가 주머니에서 뭘 꺼내 주시는데 일제 박하사탕이라고
세알을 준다
ㅡ감사합니다 ^^~
옥수수까지 다 심고 물을 충분히 적셔 주니
길가 옆에 밭에도 애기모종이 보일듯 말듯 조그맣게 나왔는데
마른 밭에 갈증나 보여 그쪽도 물을 흔들흔들 뿌려 주었다
지난주에 뿌린 갓씨가 바지런하게도 쪼르르 귀엽게 나왔다
정말이지 사랑스러워서리 ~~~~~
부추는 히마리가 없이 허여니 처져 있는데 ,,,잘 살것지
신경 안 쓰기로 한다
천 그늘막 대신 넝쿨을 올려 그늘막을 만들자는데 요한씨와 의견을
맞췄다 지줏대를 길게 세우고 끈으로 얼기 설기 엮어 만들고
식물을 올리는 것 ~
(오후에 성당 한 자매님한테 유용한 지줏대가 어디에 있다는 낭보까지 들었으니
이제 멋지게 세우는 일만 남았고 ~)
생각보다 빨리 일을 마쳤다
텃밭 건너로 일제히 만개한 벚꽃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