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시가 모임이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명절 뿐 아니라 크고 작은 일들이 있을 때마다 우리 집이 모임 장소였지만, 작년 딸아이가 아프고 난 후로는 그러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번 모임은 큰 시누이의 칠순 생일 때문이었습니다.
내년 쯤일까 했는데 올해이더군요
그래도 자매지간이 친하기는 친한가 봅니다
바로 아래 터울인 둘째 시누이가 적극적으로 생일 모임을 제안한 것입니다
요즘 물가를 생각하면, 집집마다 20만 원을 걷어도 밥값만 겨우 나옵니다
둘째 시누이는 그 안에서 생신 봉투까지 마련하길 원했습니다.
돼지갈비라도 먹자고 했지만, 귀한 칠순 잔치를 그렇게 간소하게 할 수는 없었습니다.
결국 동서와 제가 조금 더 비용을 쓰기로 했습니다.
동서가 흔쾌히 응해주어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릅니다.
큰 시누이의 입맛은 남편과 남매 지간 중 제일 닮아 까다롭습니다.
찬 것이나 냉장고에 들어갔던 음식은 드시지 못하고, 이제 이도 부실하시니 질긴 것은 피해야 했죠. 고심 끝에 좋은 고기와 솥밥이 나오는, 블루리본 맛집으로 장소를 정했습니다.
주차도 편하고 2차 장소로 이동하기도 좋은 곳을 찾는다고 머리가 좀 아팠습니다.
그래도 착착 준비를 마쳤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수제 조각 케이크도 미리 주문했죠.
고구마, 라즈베리, 얼그레이, 무화과, 복숭아 요거트 등 여섯 종류로 맞추니 시중 케이크보다는 비싸지만 값어치를 하는 것 같았습니다.
질 좋은 와인 한 병을 곁들여 식사 모임을 잘 마치고, 커피와 차를 마시며 헤어졌습니다.
이제 두 달 후면 시어머니 생신 모임이 다가옵니다.
그 약속을 잡고 헤어졌는데, 그러고 보니 시간이 정말 빠르게 흐르는 것을 실감합니다.
시어머니 생신을 보내고 나면 곧 새해가 올 테지요.
11월에는 11월대로 할 일이 많습니다.
올해는 김장도 조금 해야 할 것 같고 지금도 무김치 담으려고 무를 절여 놓고 대기 중입니다.
12월은 내내 딸아이의 병원 검진 일정이 잡혀 있어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이렇게 또 한 해가 가는구나 싶습니다.
큰 시누이가 칠순인데, 2년 후면 둘째 시누이도 칠순 이라니 모두들 나이를 먹어 가는 것이 느껴집니다. 에휴.
이번 만남에서 여적 시어머니 병원 수발하던 막내시누이가 도움을 요청하더군요
시어머니는 병원을 자주 다니시죠
시누이 근처 병원 대학병원을 다니시고 있죠
시누이가 힘이든지 도움을 요청 한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나도시 딸아이 간호로 시어머니를 모시고 병원 다닐 처지가 못 됩니다.
아마도 시누이는 둘째 올케 도움을 바라고 한 말일 것입니다
동서가 차도 있고 제일 가까이 살며 기동력이 있지만, 마음이 없는 사람이니 시동생이 그 역할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이제는 어린 아기 키우는 것도 엄마 혼자 키우는 것이 아닌 조부모의 도움 등이 있어야 키우는 세상이 되었지만 나이 든 부모님을 모시는 일도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세상이 되었습니다.
그나저나 시골에 계신 시어머니는 아래 집 사람들과 다투는 일이 잦아 걱정입니다.
전에 이웃집 사람 험담 하다가 그사람 귀에 들어가서 싸움 나서 다쳐 입원까지 하셨으면서도 여전히 쌈닭처럼 구시니, 싸우다 또 넘어지기라도 하면 본인 손해일 텐데요.
아무리 이야기해도 말을 안 들으시고, 이제는 가장 애지중지하는 딸 말도 잘 듣지 않으시니 답답할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