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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일기 18 ㅡ 주말농장은 재밌어


BY 초록이 2009-10-25

 

이런, 우리밭의 배추가 맨 바깥쪽의 잎들이 누렇게 시든다

웬일인지 ... 다른 밭을 둘러보니 오른편밭 3년째  농사짓는  선배님의 밭 배추도 그런 모양이고

건너편 또 그너머 밭들은 싱싱히 파랗게 아름드리 탐스럽다

목초액 희석한 비율이 좀셌는가.. 이유가 뭔지 궁금해

마침 외발수레를 밀고 지나가는 부 농장지기아저씨한테 묻는다

ㅡ 아,,, 거름이 부족해서 그래요 비료를 한번 더 줬어야 하는데,,,아, 지금은 늦었어요

안돼요 안돼 근데 저런 퍼런 큰배추보다 실은 이게 맛은 더 좋아요 ~~~ㅎㅎ

ㅡ 아, 그래요 고맙습니다  히히

배추맛이 더 좋다는 말씀이 그냥 위로의 말인지 진짜지 모르지만 그래도 기분은 좋다

무밭은 뻗어난 무잎에 구멍이  좀 뚫려 있지만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창피한 이야기지만 난 무가 흙속에서 다 자라 캐는 줄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반이상 노출되  올라와 크는 걸 보니  새로움이다

 

신종플루의 확산이 심각해 학교는 휴교하고 어디 가는것도 걱정 돼 집에서 빈둥대던

아이들을 밭으로 데리고 나왔더니 초딩딸은 방아개비 찿는다고 돌아 다니고

중딩딸은 환타지소설을 들고 나와  빈의자에 앉아 독서 삼매경에 빠진 모습이다

민희아빠는 오늘도 자연 농약 목초액을 구석구석 살포하고 있고,,,,

배추농사가 전문성과 경험이 필요한 어려운 농사라는데

왕초보농사꾼들이  덜컥 저질러 놓고 마음고생이다

왼편 자매가 하는 밭은 상추,파, 아욱등만 심고 김장거리 작물은 안한상태고

그옆의 밭은 놀리고 있어 아무 잡초만 무성하다

농사의 하일라이트는 배추, 무농사라는데 남들하는건 다 해봐야지 ^^ *

주말농장, 간단한 텃밭가꾸기 책을 빌려다 읽고 있는데

참 눈에 쏙쏙 들어 온다 그래도 일천한 경험이라고 그간의 봐왔던 작물들의 생태가 이해가 되면서

자연 농약 만들기, 야채의 특성, 땅의 속성들에 대해 읽으니 참 재미가 있고

다음농사에 도움이 될거 같다

 

두 그루 콩대를 뽑아내 던져준거 콩꼬투리를 따자니

좀 시일이 늦었나보다  꼬투리가 까맣게 말라 비틀어져 속에 콩도 까맣다...밤콩인데

양이 너무 조금이고 ,,,할수없지 수확은 거둘 때가 있는데 우리가 놀러 가니라

때를 못 맞춘 때문이니 할수없지

아이들은 또 나무젓가락으로 배추벌레 잡으며  때론 캭캭 비명 질러대고

 

농장을 휘 둘러 본다

가장자리 둔덕엔 호박잎 노오란 호박꽃이 드러 누워 있고

벌써 시들어 거무죽죽 시든몸을 하고 있는 풀대에

원숙한 할아비의 수염처럼 바람에 흔들리우는 갈대무리들

농장 안쪽 산에는 울긋불긋 고운 단풍 늘어 뜨린 가을나무들의 풍경이

스산하면서 아름답다

 

올해 단풍은 더 색이 고운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