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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일기 17ㅡ 단풍 흐드러지는 날,배추돌보고 산으로 가다


BY 초록이 2009-10-19

 

비뿌려지고 다음날이라선지 맑은 공기에

바람끝이 찬게 시원하기만 하다

밭에 들어서는 초입에  무밭풍경은 볼만하다

크게 자란 무가  3분의 2는 밖으로 솟아 싱싱하게 자라고 있는데

마치 어디서 무를 가져다 푸실푸실한 흙밭에 꽂아 논거 같다고 할까 ,,

참 튼실하다!

농장의 풍경은 배추와 무밭으로 거의 평정된 모습이다

간간이 가을 파와 상추가 심어져 있지만 대개는 한아름 배추포기들과 무가

쑥쑥 올라오는 밭들이다

민희아빠는 목초액을 뿌리고 아이들은 나무젓가락으로 배추벌레 소탕에 나섰다

파랗고 통통한  애벌레가 동그랗게 말려 발견된다

여치,청벌레,이름모를 벌레들이 달라붙어 있다

배추 겉잎이 노랗게 마른 것들이 있는데,,,,먼저 주 담배가루 희석액이 넘 강했는가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멀칭해 놓은 비닐에 걸려 있는 무들은 비닐을 좀 찢어주고

무청 된장국 끓이게 무줄기는 좀 솎아준다

전날에 강한 바람에 콩대가 옆으로 쓰러져 버렸다

맘같아선 콩꼬투리를 다 따고 싶은데 시간상 다음으로 미룬다

간단히 배추밭을 돌보고 서둘러 배추밭을 돌아 나온다

겹겹이 쌓여 자라 올라오는 배추포기를 보면 그 옛날 부채춤이 생각난다

국민학교때 가을운동회를 위해 언니들이 준비하던 부채춤중에서 마지막 하일라이트는

동그랗게 꽃모양으로 만들면서 부채를 떨어 주는 그장면 말이지

밭의 배추도 그모양처럼  예쁘게 크고 있다

 

차로 이동해서

우리는 북한산 사패산 올라가는 길로 들어선다

끝까지는 안가고 송추폭포까지만 가기로 한다

국어책에서 봤던 문구 , 요원의 불길처럼 타오르는 단풍~~~

어디를 보나 아름다운 가을색의 물결로 황홀하다

 발끝마다 아기손 단풍들이 밟기 미안할정도로  쌓여

빨강 진빨강 노랑 갈빛 잎들이다

오르기도 전에 배고픈 타령을 하던 막둥이땜에

계곡물이 내려다 보이는 암반에서 늦은 점심을 먹는다

새벽부터 싼 소고기김밥이 게눈 감추듯 없어졌다

ㅎㅎㅎ

오후 3시도 안되었건만 산그늘에 오돌오돌 추워지기 시작한다

막둥이는 건너편 따뜻한 햇님을  좇아  흰바위를 내려가선

햇살아래 앉아 옥수수를 먹는다

너무 예쁜 풍경이이 많아 카메라 셔터를 자꾸 누른다

알록달록 아기자기한 단풍

선혈처럼 뚝뚝 떨어지듯 새빨간 단풍

약간 칙칙한 갈빛으로 농담져 있는 가을 나무

산바람에 일렁이는 커단 나무의 찬란한 잎들

졸졸 흐르는 한줄기 계곡물 웅덩이에 띄워진 오색단풍잎

 

송추계곡의 가을은 깊어만 가고

사십대의 여심은  술렁이는 갈바람처럼

바스락바스락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