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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은 가고 5 ㅡ 그립고 아쉬운 추억속에 선생님 - 하나


BY 초록이 2009-08-11

 

국민학교 5학년 때 담임이셨던 김 차영 선생님

침착하신 성격에 때때로 환한 웃음을 웃곤 하던 분이셨다

그당시는 미스이셨는데 아마도 서울에서  기차로 출퇴근 하신 듯 싶다

5학년때 반장선거를 하는데

키는 작지만 말을 제법 조리있게하곤 하던 군인아버지를 둔

남자아이가 반장이 되었다

남앞에 나서기를 싫어하는 나는 물론 후보에도 안나갔고,,

다음날  조회시간  키가 커서 ㅡ 초등 고학년때 많이 큰편이었다

맨 뒤에 서 있는 내옆으로 오신 선생님이 반장으로 뽑힌

아무개가 반장으로서 적당하냐고 은근히 물으신다

나는 기다렸다는 듯이

적당치 않다, 반장을 하기엔 통솔력이 떨어진다 는 식으로

대답을 했고 미소인지 조소인지 웃음을 머금는 선생님

이미 결정이 된일에 왜 나의 의견이 궁금하셨을까

후보로 나서기에도 소심한 처지에 남 비판에는 적극적이었던지 나는

나름의 컴플렉스가 그런 대답을 하게 했는지도 모른다^^

 

선생님은 천상  시골아이들인 우리에게 굉장한 추억거리를 그해 겨울방학때

계획해 놓으셨다

그당시 많은 어린이들의 꿈인 서울 어린이 대공원에 데리고 가는것

그리고 근사한 경향식집에서 칼로 써는 음식을 사준다는것이었다

여자 아이들만 다섯 명을 일단 서울 자택으로  데리고 간다음

대공원에서 신나게 놀고

ㅡ 놀이기구를 많이 탔을텐데 생각이 잘 안나고

알록달록 찻잔 속에 앉아 빙글빙글 돌아 가는 놀이기구만 떠 오른다

재밌기 보다 좀 어지러웠다는 ㅎㅎㅎ

그리곤 대망(?)의 한 레스토랑으로  들어 갔다

둥근 테이블에 촌아이들이 둘러 앉고 선생님이 물으신다

ㅡ돈가스를 시킬건데 혹시 돼지 고기 안 먹는 사람 있니?

다들 가만히 뻘줌히  있는데 내가 불쑥 말한다

ㅡ 저요,,,  제가 돼지고기 싫어 해요

ㅡ 어허 그래? 그러면 비후가스 먹어라 여기요~ 비프가스 하나하고 돈가스 다섯개요!

 

ㅋㅋㅋㅋㅋ 돈가스를 한번도 안 먹어 봐서 그렇게 바삭하니 튀긴건지 몰랐고

알았으면 군말없이 먹었을 건데,, 덕분에 돈가스 먹어 보기도 전에 비싼 비프가스를

먼저 먹어 보았단 사실ㅎㅎ  선생님께서는  써는 방법을 친절히 설명해 주신다

일단 다 썰어 놓고 먹으면 편리하다는 조언까지~ 

 

선생님,,, 그때 미안하기도 하고  또 고마왔어요

짜증 하나없이 따뜻한  배려에 저희 다섯아이들이 얼마나 감동 했는지

나중에 여고 졸업하고 그때 친구랑 연락이 되서

막 신혼이신 선생님 댁을 찿아 간적 있었지요

시어머니 모시고 제약회사 다니는 남편분하고 알콩달콩 사시는 모습이었고

자상하신 시어머니 자랑도 하셨지요

담담한 성품 여전하시고 환한 웃음도,,,,,,

 

그러고 이십여년이 흘러갔다

 

아직도 교직에 계신지 궁금하고

한번 보고 싶은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