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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갓집의 추억5


BY 초록이 2008-12-24

 

외갓댁과 우리집은 기차 ㅡ경원선 비둘기호로 다섯정거장 정도의 거리이다

 

한번은 방학은 아니고

밖에서 실컷 놀다 들어가 보니 엄마가 외갓집을 다니러 가셨는데

요는 나를 데리고 갈려고 했는데 없어서 기냥 갔다는거..

야..나두 가고 싶은데..

어쩌나 ..너무 가고 싶어서

혼자 갈수 있겠다싶어졌다

표끊어서 기차타고 주내에서 내려 꼬불꼬불 가면 되지

모가 어려울건가?

 

나는 실행에 옮겼다

그당시 국민 4~5학년 됐겠다

아무 어려움이 없이 당도하니 엄마가 놀래서

뛰어 나오신다

의기 양양~~

옆에 엄마밑의  이모가 초치는소리가 곧이어서 들려온다

ㅡ우리 미숙이는 그 복잡한 서울 지하철을 혼자 타고

찿아 오는데 그까이껏 ~~

뻘쭘해지는 우리 모녀

암튼 외갓집에서 잘있다 어두워서 엄마랑 기차를 다시타고

우리가 사는 전곡읍에 돌아오니

온식구가 마중을 나와있다

아니 무슨 일인가 금메달을 따고 귀환한것도 아니고..??

 

문제는 내가 아무 말도 없이 사라진게 탈이었다

식구들이 걱정걱정을 하고

특히 둘째언니는 내가 미아가 되서 돌아오지 못할까봐

울었다는거다

아니 이런..우리사이가 그정도로 각별했던가

몰랐던 자매의 정도 확인하고

전곡촌아이에서 약간 벗어난듯해 기분이 좋은하루였지

 

그러고 보니 처음 집 떠나서 외갓집에 갔을때

좀 챙피스러운  내모습도 아련히 떠오르누나..

국민학교 1학년땐가

아뭏튼 처음 엄마따라 할머니댁을 갔는데

새로 산 청반바지에 진달래색 꽃무늬가 있는 블라우스를  입고

상고머리단발ㅡ그당시 유행머리 ㅋㅋㅋ 를하고

있었다

근데 나를 맡기고 엄마는 바로 갔는지

엄마는 보이지 않고 낯선환경에 적응치 못한 나는

밭매러간 할머니를 찿아내 집에 간다고

밭고랑에 앉아 징징거렸다

 

집에 갈거야~~징징

 

요구가 수용돼 집으로 갈수 있었는지

어설픈 할머니댁에 그런대로 생활했는지는 가물가물

허나

그 화사한 새옷을입은 내모습은 선명히

 떠오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