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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갓집의 추억1


BY 초록이 2008-12-12

 

국민학교때 방학만하면 가던 곳이 외갓집이었다

 

우리집은  시골이어도 읍소재지라  시골스러움이 덜했는데

덜컹이는 비둘기기차를 타고 다섯역만 가면 주내라는 곳이 있고

거기서도 한참을 걸어 들어 가야 산밑에 한집

외할머니댁에 다다르는 것이다

가는 도중엔 물이 쏴흐르는 징검다리를 건너야 하고

꼬불꼬불 제법 넓직한 흙길을 걸어 가는데

어릴적엔 어찌나 멀던지..여름철엔 비지땀을 흘리며

걷던 기억 이 있다

길옆에는 개천물이 흐르다 바위밑웅덩이도 만드는데

어느땐 외국인 부부가 호젓이 몸을 담그고 있는걸 봤다는

사촌의 말 ,그만큼 물이 맑았던 게지

 

할머니는 꽃을 아주 좋아하셨더거 같다

앞마당에 야트막한 밭을 맹글어 채송화를 심으셨는데

그 밭 가득하게 주홍,진홍,흰색 가지가지채송화가 만발했고

그위엔 꿀을 얻으려는 많은 벌들이 윙윙거리고 있다

꽃이 에뻤지만 어린 나나 다른 사촌들의 관심은 다른데 있었다

꽃밭아래 큰 개미집

구멍도 크고 안에서 공사가 한창인지

구멍둘레에 쌓인 흙더미가 제법 컸다

종일 개미집 관찰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비가오고 나면 할머니는 망태기를 걸치고

버섯따러가자고 하신다

조무래기우리들은 우~ 하고 따라 나서면

풀잎에 빗방울이  양말을 적시고

버섯종류는 우찌 그리 많은지

싸리버섯,우유버섯,계란버섯 ,꾀꼬리버섯..

 (할머니가 그렇다고 하시니 그런줄 알았는데

다 먹을수 있는 식용버섯이고 모양이 깨끗하니 고왔다)

망태기 가득따서 찌개에 먹고 무쳐서 먹었던거 같다

한번은 눈이 온 아침인데 집 뒷산에 올랐다가

추위에 얼어 죽은 꿩을 본거다

횡재했다고 우리일행은-외삼촌,막둥이이모,사촌들서껀

쾌재를 올리며 돌아와 그날 저녁에는

할머니가 해주신 꿩고기국을 맛있게 먹었다

닭고기보다도 연하고 맛있었다는 기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