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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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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다이어트 방법(4)


BY 미낭 2008-11-30

지금 생각해 봐도 왜 인지는  잘 모르겠다.

왜 그런 말도 안돼는 부탁에 내가 응수를 했는지...

그동안 내 편이라고 믿었던 둘을 순간 잃는것이 두려웠던것인지..

아님 나 또한 둘과 멀어지는 시간을 조금이나마 벌려고 했던것인지... 

 

그와 약속한 장소에서  최대한 얌전히 차려 입고 나온 나는 그가 미리 준비해둔 과일 바구니와 꽃을 들었다.

경마장으로 들어서는 입구에 있던  그의 부모의 집은 특별할 것 없는 이층 양옥이었다.

바람이 스산해서 그런지  원래 내자리도 아닌 불편함을 느껴서져 영 마뜩잖았다.

 몇번의 망설임끝에 들어선  현관에서 마주친 그의 나이든 부모..

"어서 와요. 먼길 오느라 수고했어요." 하며 두손을 꼭잡고 건내는 인사.. 

잠깐이었지만 나를 미리 알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차가운 날씨라고 손수 귤차를 끓이고 과일을 내면서도 내게서 떨어지지 않는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가족들이 말 수가 많거나  활기가 있진 않았지만 내게 연신 뭔가를 바라는 눈치를 읽을 수 있었다..

"저 그림 참 좋더군요. 얼마전부터 그림의 주인공이 궁금하다고 졸랐는데 마침 와 줘서 고마워요."

평균치보다 한 톤 정도 낮은 그의 엄마의 차분함속의 반가움이 나의 시선을 끌었다.

 

......

하얀벽의 추상화한점..

2년전 나의 은사는 안국동 어디쯤에서 전시회를 했었다.

제법 이른 나이의 개인전은  세상의 관심 속에 성황리에 끝나다고 했다.

학교가 좋아서인지 그림이 훌륭해서인지 지인들이 많이 들이 닥쳤다 했다.

그림도 제법 팔렸고 그것으로 성형도 했다했다.

나도 마음에 드는 그림이 한점 있었다.

네모난 캔버스에 네모난 창을 냈었던 추상이었는데 다른 세계의 통로로 보이는 것이 마음을 끌었었다.

그랬었던 그 그림이 여기 걸려있다.

그의 어머니말로는 그림의 주인공과 결혼을 할 예정 이라며 아들이 선 조차 고사 했다고 내게 귀뜸을했다.

그렇게 뜸들인게 너구나하는 시선으로 한껏 호기심에 가득했던 그녀에게

"저 그림 제 것이 아닙니다."했다.

순간 화실 주인의 얼굴은 하얀 석고상처럼   얼굴이 굳어갔다.

잠깐 당황하며 그의 어머니는 "아이고, 내가 잘못알았나 보네..." 하며 어물쩍 아들의 눈치를 살폈다.

"나 이 사람과 결혼해요. 올해 안에 할거니까 그리 알고 계셔주세요."하며 그가 내 손을 잡아 끌었다.

 

그가 큰길로 차를 돌렸을때 나는 이젠 정리할 때가 됐구나 생각이 들었다.

"제가 할 일은 여기 까지 인것 같아요. 나머진 두 분이 알아서 하세요."하며

그의 차를 세우고 사당까지 걸어서 나오는 길은 유난히도 심란했던 것 같다. 

왜 난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난데없는 식욕이 동하는걸까..?

 

큰 길 사거리에 보였던 빵집에 들어가 커피를 마시며 무슨 맛 인지도 모르는 단팥방을 여러개 먹었다.

그리곤 그뿐이었다.

몇번의 은사의 연락이 있긴 했지만 얼굴을 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달변가였던 그녀의 목소리가 든기 싫었다는 표현이 더 맞겠다.

 

 

그리고 한참 뒤 둘이 한차를 타고 어딘가를 갔더라는 소식을 동기로부터 들었을때는

이미 내 식욕과 그들은 별개의 문제가 될 만큼 오랜 시간이 흐른 뒤라

어떻게든 내가 알던 익숙한 이들 모두가 해피앤딩으로  마무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생각했다. 

비록 좋은 경험은 아니었으나 그때의 나도 또 지금의 나도 스스로도 부인할 수없는  나임을 깨달았으니까..

 

지나간 일로 나를 돌아볼 계기가 되었다.

스트레스, 그리고 음식중독, 외로움...이었구나..

나의 관한문제...

 

오늘 -62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