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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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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이~땅


BY 솔바람소리 2014-11-04

 

딸의 스타킹을 사기위해서 시장을 다녀오는 길이었다.

가로등 불빛을 살짝 비껴난 길목에 작은 화단에서 제법 군락을 이룬 분꽃들이 보였다.

초록을 짐작케하는 잎사귀들 사이에서 역시나 진분홍을 짐작케하는 꽃잎을 잔뜩 웅크린

꽃봉오리들이 간간히 조화를 이룬 그 화단 곁을 스쳐 지나게 되었다.

 

낮에도 지나칠 때 못 봤던 것들인데...이 밤에 보이다니.”

 

떠오른 생각이 혼잣말이 되어 입 밖을 비집고 나왔다.

뭐가 그리 바쁜 걸까?

뭐가 그리 급한 걸까?

바쁜 걸음, 급한 마음...그렇게 모아놓은 시간을 저축하는 것도 아니고 무의미하게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버렸고 쓸데없는 수다들로 허비했다. 잡다한 망각과 번뇌로 괴롭다가 늦은 밤, 새벽이 돼서야 잠이 들곤 했다.

 

? 이러고 있는 걸까?

예전에 비한다면 뭐든 할 수 있는 자유가 생겼고 조금은 누릴 수 있는 경제능력을 키웠는데

피곤을 노래하며 때 놓친 잠을 그리워하는 한심한 인간이 되어있었다.

그뿐...? 그래...오늘은 그뿐으로 정리하고 싶다.

 

난 아직 젊기에...

오늘은 정말 오랜만에 낡은 노트북에 활력을 넣은 걸로 나를 칭찬하려한다.

전원버튼을 켜고 화면이 온전히 켜질 때까지 제법 인내가 필요한 시간 몇 분이 흘러야 했고 오랜만에 열손가락이 키보드 위에서 헤매며 이렇듯 두서없는 글자들을 만들어 내는 것을 기특하다 토닥이려 한다.

 

체력장을 위해 100m 출발선상에서 출발총성을 기다리는 여학생 기분으로 두렵고 설레는 이 마음은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