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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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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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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이 오셨다...?


BY 솔바람소리 2008-12-06

 

TV를 안 본지 오래됐다.

일기예보를 보기위해 가끔 새벽에 잠시 확인만 한다.

사회와도 점점 단절 되어가는 나...

올겨울 들어서 가장 추운 날씨라던...어제였다.

약속이 있었다. 오전 11시에... ***감자탕 체인점에서

만나기로 했다. 간밤에도 설치며 잠을 이루지 못해서

아침이 개운하지 않았다.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갈등을

하다가 10분 전쯤 걸려온 전화에 마지못해...“지금 나갈게...” 했다.

 

남편이 돈에 대한 얘기를 내가 털어 놓은지 하루만인 그제 저녁에 술을 억제치

않고 마셨다. 내가 봐서는 작정하고 마신듯 했다.

 

(난...당신을 믿을 수 없어... 그게 참 아쉽지...

내가 자신감과 존재감은 잃어가고 있지만 말이야,

못지않게 잔머리는 발달되어 돌아가거든... 그래도 또 두려워...

어떤 인간이 내 잔머리 위에서 바라보고 있을까봐...)

 

돈을 꺼내 놓아도 쓸 수 없게 모두 묶어 놓은 상태에서

꺼내놓았으니... 얼마나 억울했을까...

딸에 대한 열등감이 큰 탓일까...아버지가 무쩍 예민하게

날 챙기는 것이 오히려 넘치면 부족한만 못한 것만 같다.

남편이 술에 취해 들어오지 않는 시간인 밤 9시 30분쯤

아버지가 전화를 주셨다. 사위를 찾길래 아직 들어오지 않았다며

사업상 누군가를 만나는 것 같다니...정신 넋 빠진 놈이란다.

지금 시간이 몇 신대 사업상 누굴 만나냐나...직접 전화를

하시겠다며 전화를 끊는다. 그리고 3분이나 됐을까...노발대발

나보고 당장 내려오란다. 싸가지 없는 놈이 전화를 받아서

끊었다며... 어김없이 손주들은 놓고 오라신다...당신이 뿌린

씨만 거두신단다. 나도 내가 뿌린 씨를 거둬야겠다니...

여자가 무신 씨를 뿌리냐며 정신 빠진 소리 한단다.

 

“아빠 그렇게 딸이랑 같이 살고 싶어? 아주 곁에 끼고 살고

싶냐고,,,“

“그려...”

“나도 내 새끼들 끼고 살고 싶어. 지금 아빠가 그러는 건

딸보고 살지 말라고 하는 거나 마찬가진거...16년 살고도

모르겠어?“

 

아버지도 벌써 어딘 가서 술을 한잔 하셨으면서 사위는

용납을 못하시겠다니 무슨 심보, 어느 나라 계산법인지 싶다...

싸가지 없는 놈 들어오는 대로 전화하라신다. 밤새 기다린다며...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다. 혀가 말렸다. 왜 아빠전화를 끊었냐니

노래방이었다나?

 

(자기는 음치라 노래방이 딱 질색이라며...

그런 사람 주머니 속에서 나오는 라이터가 다양한 노래방 이름으로 바뀌기

일쑤다...  노래는 안 부르고 딴 짓거리 하나? 기회 봐서 디카 들고

쫒아가서 현장 자료를 찾을까... 날씨도 춥구만...)

 

아버지께 전화를 드렸는데 계속 통화중이었단다. 좀 긴장한 목소리다.

전화를 해보라며 끊었다. 난 할 말도 없었다. 하고 싶지도 않았다...

아버지는 기어코 당신이 주신 돈을 사위에게 알리라고 했고

나는 알렸다. 내 할 일을 마쳤으니 될 대로 돼라...삶이 어디

내 맘대로 되간?

 

아버지에게 또 전화가 왔다. 벌써 술이 떡이 됐다며 잔소리를 하셨단다.

20분 안에 들어 올거란다. 참... 못 말린 아버지께서 이제 사위까지 관리하실

참인가보다. 남편이 어찌 반응할지...기대만발이다.

정말 남편이 20분 안에 들어왔다. ㅎ ㅎ ㅎ... (당신도 똥줄 좀 타지?)

(아버지...난 아버지의 그런 도움 하나도 안 반갑거든요?

평생 사실 것 아니면서...돌아가실 때도 날 데려갈라나요?

아버지 그러는거 내게 도움 안돼요... 아무리 말씀 드려도... 내 아버지도 안되는 분...)

 

똑같은 두 분이 통화를 했다. 아버지의 말씀이 길어지니 끊지도 못하고 한다는 말이

“아버님...약주 좀 줄이세요...”란다...

난 시트콤을 잠시 즐겨야 했다. 그것도 생 라이브로...

보기도 아까울 그 장면이 길어지니 슬슬 질린다. 그래서 내가 전화를 뺏고

한 말씀을 드렸다.

 

“아빠, 피곤해. 주무셔요...”

 

아버지가 감사하게도 간단하게 끊어주셨다. 아버지께 약주 줄이라던

시트콤 배우감이 드디어 입을 열기 시작했다.

개소리들을...

내가 제 허락 안 받고 돈을 썼다며 게거품을 물었다.

어차피 예상했던 일이었다.

미안하다고 했다. 내게 계획이 있었는데 생활비를 안주니 모두 틀어져버렸다고 했다.

아영이 치아 교정비 600만원과 생활비조로 그동안 쓴 돈이 400만원...

그걸 나보고 채워놓으란다. 연말 방송국 시상식에 우리 남편 후보감으로 넣어주고만

싶다. 웃기는 말들이 그 입으로 줄줄 흘러나왔다.

딱 2시간동안...

‘세상에 이런 일이’에 신청한번 해볼까?

정확히 2시간을 고수하는 술버릇...

아버지 덕에 새벽 2시에 귀가는 어긋났지만 2시간을 떠들다가 잠이 들었고 2시간 후에

일어나서 물마시고 화장실로 들렀다가 다시 안방으로 들어갔다. 2...드런...놈...

 

다음 날인 어제 아침, 잠을 못자고 신경 쓴 탓인지 머리가 아팠다.

토가 나왔다. 화장실에서 토하는 아침에 전화가 울렸다.

아들이 받아 말 몇 마디를 나누더니

 

“엄마요?... 못 받으시는데...설거지 하세요... 아빠요? 계세요... 잠시만요...아빠,

외할머니 전화요...”

 

하며 알아서 조치를 취한다. 기특한 녀석... 불쌍한 녀석...

연기 대상감인 남편이 상냥한 사위가 돼서 전화를 받는다.

추위에 감기 조심하시란다. (아휴...착하기도 하지...

궁둥짝을 두들겨 주고 싶었다. 야구방망이로...)

전화를 끊고 얼마 있다가 남편이 씻고 나갔다. 물론 아침은 먹인 상태였다.

 

약속에 안 가려고 했지만 안 갈 수 없는 자리...에 참석했다.

점점 사람들 대하며 그들과 분위기를 맞추는 것도 귀찮다.

4명이 정확한 시간에 약속 장소에서 만났다. 난...세수만 하고

나갔는데 다른 아줌씨들 모두 뺑기칠을 지대로 하고 나왔다.

선보러 가도 될성싶다... 변명처럼 누가 묻지 않은 말을 나는 꺼내놓았다.

 

“모두 고맙다 해라, 지지리 궁상 한명이 있으니까 나머지 3명의 모습이

얼마나 빛나겠어. 안 그래?“

 

우린 감자탕 ‘대’자를 시켜놓고 밥을 먹었다.

술은...?하고 묻길래... 관둡시다...했다. 내가 요즘 심기로 다시 술을 입에

대면 절제할 자신이 없다...그래도 특별한 자리에서 3잔까지는 입에 대던 것도

마다했다.

아줌씨들이 아이들 일에 대해 말을 달리며 박차를 가했다.

 

(나...그곳에 앉아 있어도 앉아있는 것이 아니고...

나... 떨어져 있어도 남편만 생각나고...

나... 입에 음식을 넣어도 뭔 맛인 줄 모르고...)

 

내 의견을 종종 묻길래... “조용히 하래”...했다.

3명이 동시에 물었다. “누가?”...

 

“그 분이 오셨었어. 좀 전에 말이야. 초등 4학년한테 그렇게 열을 올리고

싶어? 다들 속들 편해... 신경 쓸 것 없어서 애들 자랑이냐며 그분 말씀이

조용하라신다...“

 

속 모르는 사람들이 까르르 웃었다.

내 말에 아이들 자랑 얘기에서 ‘그분’으로 주제가 바뀌었다.

요즘 ‘그 분’이 대세란다. 한동안 <서 인영>이 대세라드만...

요즘 그분 시댄가 보다. 시트콤 제목으로도 등장하던데...

도심 속 골목을 들어가면 여기가 그 분들의 삶의 터전인지

점집 깃발부터 산중턱에 있어야 할 절 표시가 곳곳에서 뵌다.

나도 가끔 눈만 감으면 별 것들이 다 보일 때가 있다.

내가 그분이 오기 좋은 몸이라던 어떤 점술가의 말이 떠올랐다.

내게 그분이 오신다면...그 분은 ‘선녀’도 아니요 ‘동자’도 아닌 ‘장군’

일 거다. ㅎㅎㅎ... 심상찮다. 요즘의 뇌가 다시 슬슬 발동을 걸기 시작했다.

요상한 방향으로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약속 장소에서 대충 먹고 나오는데 한명이 따라붙었다.

집까지 따라와서 좋다고 앵기는 해피를 수시로 쫓아내는 번거로움을

자처했다. 수다 좀 떨다가 자기 집에 맛난 김치들이 없다고 투덜거려서

우리 집에 당장에는 넘쳐나는 김치들을 덜어주었다.

순무, 총각, 갓 김치들을... 입이 찢어져서 돌아갔다...그 아줌니..

 

2시간쯤 흘렀을까... 남편이 들어와서 계속 말에 가시를 묻어 뱉어낸다.

내가 또 이혼을 하자고 했다.

 

“씨발 년이 할 말이 없으면 그 말만 해! 그런 식으로 발 뼘을 할려고?

대갈빡을 확 뽀사 버려!“

 

그 주둥이에서 그 말이 나오길래 나도 한마디 거들 수 밖에...

애들도 없는데 말이야...

 

“그러니까 관둬!!! 씨발!!! 그냥 차라리 전세금이고 그 돈이고 너 다 같고

나한테 떨어져 나가라 제발!!! 난 네 그 주둥이를 콱 찢어 버리고 싶어!!!“

 

쫓아가서 붙으려고 달려드니... 나를 뿌리치고 나가면서 문 삐쭉 열고 한다는 말이

 

“개 썅년!!! 에이, 더런 년!!!”하며 큰소리로 비아냥 거린다.

 

헉... 더런 놈이...나 보고 더런 년?

 

아버지한테 전화했다. 돈에 대해 털어 놓은 것과 그가 말한 것들

그의 행실들을 고스란히... 그리고 덧붙였다.

'난, 절대로 애들 없인 안돼! 애들과 떨쳐 놓으면 콱, 죽어 버릴 거야!!!'

(난 또 불효로 밥 말아먹고 말았다. 정말 그러지 않으려고 애썼는데...

갈때까지 가보자, 싶다.)

 

아버지가 전화 통화를 해보겠단다.

맘대로 하세요... 난 이제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을 생각이니까...

둘이 끝장을 보세요.,.

후로 아버지에게 전화가 3통화는 왔다.

아무 일 없었다고 남편이 말했단다. 아빈엄마가 전화를 했냐고

묻길래 그랬다며 말 몇 마디를 더 하셨단다.

애들과 꼭 살아야 되면 거기에 있어야 한다나? 그래서 난 그랬다.

그걸 원하면 나한테 자극들 주지 말라고... 죽던 살던 이제 나한테

관심 끊으라고 했다. 아버지가 주는 값진 돈... 그것도 이제 관두라고 했다.

돈이란 놈이 우리랑은 궁합이 안맞는지 줘봐야 너무 과하고 벅차서 이모양만 되고 마니까...

그 놈의 돈 잘 구슬려서 새끼치지는 못할 것 같으니까...

 

남편이 저녁이 좀 늦어서 들어왔다.

술은 안 먹었다. 밥을 챙겨 먹으려는지 주방에서 떨그덕 거렸다.

2...더러운 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