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14세 미만 아동의 SNS 계정 보유 금지 법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987

잡념


BY 통통돼지 2008-11-28

어젯밤 분명 꿈을 꿨는데.. 뒤숭숭해서 몇번 일어나 앉았었다.

도통 생각이 나질 않는다.

친정집인지 예전 살던 집인지 가족도 친정식구 시댁식구 섞여 있었고

학교때 동기놈도 나오고 지금 옆 사무실 사람도 나오고

암튼 여럿이 출연한건 맞다.

마지막 시계 확인한게 5시 였고 6시 넘어 아이가 일찍 학교 가야한다고

오히려 날 깨우는 바람에 일어나 주방에 나왔다.

생각 나지 않는 기억을 더듬는 날 보고 남편은

"개꿈 속에서 님을 봤나? 왜 아침부터 꿈타령이야?" 한다.

"헤헤  그러게. 근데 여보야! 당신 넥타이 황금색해라. 멋지게~"

이쯤에선 빨리 다른 얘기 하는게 상책이다.

 

사무실 앞에 무우 배추 갓등 김장거리를 한가득 부려놓고

목소리 드높게 소리 치는 아저씨.

가만, 우리 배추는 잘 도착하려나?  확인 한번 해야겠네.

지난주 달여놓은 젓국은 냉장고에 안넣어도 되려나?

그래도 이번주 까지는  생새우랑 굴값이 안올라야 하는데..

 

할머니 한 분이 유모차같이 생긴 바퀴의자를 앞장세워 걸으신다.

허리가 굽으시고 등도 솟아나와 불편하고 힘겨워 보인다.

굽은 어깨에 세월을 한 짐 지고 계신듯한데

가까워지는 얼굴을 보니 그건 나의 기우였다.

평안하고 고우시다. 눈가에 이마에 주름까지도 곱다.

아이구, 얕은 턱을 바퀴가 잡아올리질 못해서 제자리걸음 하시네.

보고 있는 내 엉덩이가 들썩!

내가 미처 사무실 문을 나서기도 전에 할머니는 가뿐히 문제를 해결하시고

바퀴를 움직여 저만치 가신다.

베스트 드라이버시네.ㅎㅎㅎ

 

꼬맹이 남자애가 땀을 뻘뻘흘리며 뛰어다닌다.

볼도 상기되어 발갛고 머리카락이 젖어 이마에 딱 붙었다.

옷차림만 아니면 한여름에나 볼 얼굴이다.

에고야. 더워서 풀어 제낀 목도리를

제딴엔 야무지게 했다 하고 손에 들고 뛰지만

긴 꼬리가 바닥을 다 쓸고 다닌다.

얘야 그래가지고 집에 가면 엄마한테 야단맞겠다~~

별걱정을 다 한다.

참,  애가 작년에 하던 목도리가 안보이던데

세탁해서 어디 두었었지?

분명 같이 두었는데 서랍에 장갑만 있어서 지난 주에 아이 손에 주었다.

그것도 찿아야겠다.

 

나는 개똥벌레 어쩔수 없네 노래 하던 새들도 멀리 날아 가네

가지마라 가지마라 가지 말아라 나를 위해 한 번만 노래를 해주렴

아~아 외로운 밤 쓰라린 가슴 안고 오늘 밤도 그렇게 울다 잠이 든다.

어디서 나오는 노랫소린가? 가수 이름이.. 그래 신형원!!

지금도 낭낭한 목소리를 유지하고 있던데.

우훗. 지금 들리는 노래는 가슴앓이인가..

아~ 어쩌란 말이냐 흩어진 이 마음을

아~ 어쩌란 말이냐 이 아픈 가슴을...

CD인지 테잎인지는 알수 없지만

저 음악을 틀어놓은 사람의 연배는 알겠네.

 

이런 저런 생각으로

어제는 짧게 느껴졌던 하루 해가

오늘은 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