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14세 미만 아동의 SNS 계정 보유 금지 법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1,181

입에 문 걸레.


BY 자작나무 2009-01-19

현장에 나가기 시작하면서 다시 입이 걸어졌다.

예전.. 처음 현장에 나가선 사람들 이야기 하는것만 들어도 심장이 두근 거렸었다.

욕으로 시작해서 욕으로 끝났으니.

 

현장 사람들은 그렇게 힘든 일들을 입으로 풀곤 했다.

거하게 소리지르고 욕설을 내뱉고..

근데..가만히 신경써서 들어보면.. 정말로 누군가를 비하하거나 깔아뭉개는 것이 아니였다.

 

지금..이해한.. 나는..같이 거들곤 한다.

 

"아.. 쉬펄.. 날 더럽게 춥네.."

"정말..쉬펄이네.. 날 추운데 소주나 한병 마셔?"
"쉬펄.. 그럼..나 관리 못 했다고 잘릴텐데.. 젠쟝.."

 

처음엔.. 날.. 겉돌리더니 이젠 포함해준다.

 

가볍게.. 욕을 섞으면서..흐흣.

 

근데.. 차라리 이게 낫다.

누구처럼.. 참..정갈하게 말 똘똘거리면서 하면서

타인의 심장에 비수를 탁..탁..꼿는게 아니니.

 

시가 인간들의 주특기다.

 

듣고 있다보면..

심장 끝에서부터 독기가 퍼지는 느낌이 든다.

 

만약.. 인간의 언어의 독기로 사람을 죽인다면..난 벌써 죽었을거다.

 

혼자..앉아서 욕을 퍼붓고 있다.

"쉬펄.. 개쉑.. 젠쟝..."

어쩜.. 내가 날 내 언어로 죽이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침..

기름이 떨어졌다.

보일러가.. 그래서 안 돌아갔다.

"무뇌수컷"은.. 아무것도 몰라요..란 멍청해빠진 표정으로 놀고 있다.

 

뒤통수를.. 확...

젠쟝이닷.

 

친구한테 전화를 걸어서..돈을 좀 빌려야겠다.

이번달..

급여가 덜 나와서.. 빵꾸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