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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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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지갑


BY 자작나무 2008-12-15

금요일.. 야근을 하고 토요일 쉬기로 했다.

컨디션이 영 안 좋지만 아이를 위해 최선을 다 하고 싶었다.

주말에 아이를 품에 안고 놀아본게 두어달이 넘은 것 같다.

 

야근을 마치고 친정에 갔더니..아이는 할비와 할미의 품을 왔다갔다 하면서 웃고 까부느라 정신이 없다.

빈속...

밥을 한공기 퍼서 먹고 있는데..슬며시 등에 붙어서 뺨을 등에 부벼댄다...

"사랑해~"

"에에에엥"

어리광 피우는..꼬맹이를 슬며서..안아주고 다시 볼이 미어터져라 밥을 밀어넣는다.

 

"집에가자.. 아빠가..기다린대"

"안가~~ 여서 코 하꼬야"

"아빠가 보고싶어서 잉잉 운대"

"안가..할미랑 코 하꼬야"

 

가기 싫어서 할비와 할미 품에서 우는 녀석을 억지로 집에 데리고 갔다.

 

조금..놀더니 잠투정이 심해진다.

재우려고 했더니.. 아이랑 논다며 억지로 재우지 말라고 소리지르는 수컷.

그러더니..결국.. 아이가 투정이 심하다고 지롤을 하고 소리를 지른다.

아이..

놀라서..내 품에 숨어서 안간다.

 

괜히 애가 버릇이 없다며 지롤한다.

개쉑.

 

아침에 일어나서.. 밥 먹기 싫다는 아이를 이것 저것 챙겨먹였다.

수컷은.. 자기는 귀찮다고 건드리지 말라고 해서.. 그냥..냅뒀다.

 

나가야 한다면서..돈을 달라고 한다.

돈 없다했더니만.. 당연하다는듯이 내 지갑에서 돈을 털어간다.

 

아이와 친구와 찜질방에 가기로 했는데.

빈지갑만 남았다.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 물어봤떠니 우물거린다.

돈을 다시 내놓으라고 지랄했더니...중요한 후배와 만나기로 했단다.

 

얼마나 중요한 후배인가 알아봤더니만.

일년에 한두번 만나는 외국 자주가는 여자후배란다.

후배가.. 포차가고 싶다고 해서 가는거란다.

집이랑 정 반대방행인.. 신촌까지 간단다.

 

어이가 없다.

아이와 같이 집 근처..지하철 한정거장이면 가는곳에도 귀찮다고 안 가면서.

그 먼.. 신촌까진..가냐

개쉑

 

친구와.. 찜질방가서.. 아이와 놀고... 집에와서.. 밥을 먹고.. 친구도 보내고

일찍..안 올줄 알았지만..와서..개지랄을 떤다.

 

아이를.. 잡는다.. 아주.

 

내가.. 뭔죄를 지었는지.

죽여버리고 싶다.

 

오늘.. 선배에게 이야기했다.

 

"선배

난..그새끼.. 아파서 병들면..갖다버릴거야..두번 생각도 안 하고 말야.

그새끼 부모가 같이 살자고 하면.. 코웃음도 안 칠거고..아파서 손가락 하나 까딱..못해도..절대 같이 안 살거야.

한마리도 끔찍한대..내가 셋트로 봐야겠어?

 

"야.. 너 그렇게 독한 사람 못 되쟎아"

"나.. 독해졌어..아주 독기만 남았다.."

"애가.. 뭘 보고 배우겠어"

"어.. 착하게 안 살면..말년이 추례해진다"

"야!!"

"진담이오.."

 

나..진짜..그럴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