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집은..아직 기름보일러를 쓰고 아직도 LPG를 시켜서 쓴다.
지방..한 귀퉁이도 아니고..서울 한복판에서.
집이 무척..오래되었는데..집주인이 얼른 재개발 추진되라고 이렇게 방치하면 더 빨리된다는 주변 사람의 이야기에
절대 손을 대어주지 않는다.
그렇다고 집값이 절대 싼것은 아니다.
그나마..주변 시세보다 조금 싸다.
가진것 없으니.. 그것마저 감지덕지.
어제.. 가스를 갈았다.
수컷이 말한다.
"처음 가는거냐?"
항상..아무말..없이..떨어지기 전에..갈았다.
혹여.. 밥 못해줄까..혹..찬음식 먹일까.. 항상.. 알기전에..미리 미리..
기름도 그랬었다.
얼마전..기름을 가는것을 옆에서 지켜보게 했더니..이렇게 번거롭냐고.. 한소리 하던..수컷.
나한테 그런다
"앞으로도..지금처럼..나 모르게 좀 제때 제때 해라"
이 썩을놈의 수컷아.
이젠..안그럴거다.
니가 알아서 해라.
난..회사 가기도 바쁘고..
아이 챙기기도 바쁘고
이놈의 집구석 챙기기도 바쁘고 정신없으니.
늘어지게 잠이나 쳐자는 니가 좀 해라.
결국..주말..드라마때문에 한바탕 했다.
"내 인생의 황금기"라는 드라마를 내가 보겠다고 했고.
수컷은..바람이라는..소재를 다룬..그 드라마는 절대 안된다고 했다.
난.. 봤다.
그러면서..실컷..욕하면서 한소리 했다.
"맞바람은..불가항력이야..그렇게 떠밀린거지..상황이... 맞바람은.. 벌 안받는 법이 있어야 해."
수컷은.. 삐져서
이불도 없이 마루에서 잤다.
예전..같으면
계속..부르고..
그래도 안 되면.. 이불을 고이 덮어줬다.
이번엔?
그냥..개무시하고 내 새끼 껴안고 잤다.
새벽에..추우니까..슬며시 기어들어오더라.
이젠.. 세상이 바뀌었다.
예전..
그렇게 충성하고.. 살뜰히 너만을 챙기던.. 날..죽인건 너니까.
그러려니..하고 살아라.
시부는..매일 전화안한도 야근 하는.. 날 붙잡고 생쇼를 한다.
그냥..대충 대답하고 전화를 끊었다.
수컷은..
바람을 피는것이 당연한..친구들 모임에 갔다.
가서..바람 잘 피는법..강의라도 듣고 오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