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인 28일에 80대이신 성당 형님 두 분과 오랜만에 만났다
10여년 전 성당 동아리 활동의 하나로 오카리나를 배운 적이 있었는데 그때 인연 지어져
여지껏 만남을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반장이 되면서 동아리 회원들을 이끌다가 호흡기가 안 좋아지면서
눈물을 머금고 나는 활동을 중단했는데 형님들은 지금까지도 밴드로 강습을 받는다시길래
노익장이 대단하시다 생각하였다
그때 우리를 가르쳐 주셨던 선생님의 열정 덕분에 길지 않은 시간이었어도
많은 추억이 쌓였는지라 형님들도 그걸 기억하시나 보다
나는 그동안은 자주 만나지 못하다가 몇년 전부터 형님들과 다시 만나면서 서로 시간이
맞을 때는 성지순례나 그때그때 전시회도 함께 가고 수목원도 가면서 추억이 차곡차곡
쌓여 나갔다 이번에는 보라매공원에서 국제정원박람회가 열린다기에 그리 멀지도 않은
곳이라 부담이 되지 않아 이번에는 공원에서 꽃구경을 함께 하기로 하고 보라매공원역에서
만나기로 하였다
한 분은 인천으로 이사를 가셨기에 전철을 갈아타고 오시려면 부담이 되실텐데도
지난 6개월간 발목 수술로 집콕하고 계셨던 게 무척이나 지루하셨는지 기꺼이
오시겠다니 무리하시는건 아닐지 걱정도 되었다
이제 친정엄마가 돌아기신 지도 어언 2년 차가 되고보니 80대의 형님들이 내게는
엄마인듯, 친구(?)인듯 만남에 부담이 없어서 좋다
형님들을 만나면 나도 모르게 재롱(?)을 자꾸 떨며 서로 웃음꽃 만발한 시간들이
너무도 소중하다
드넓은 공원 여기저기 다양하게 꾸며진 전시물들과 흐드러지게 피어난 꽃들을
보며 우리는 잠시지만 소녀적 감성이 뿜뿜하여 사진을 연신 찍었다
"남는 건 사진이여!"
형님들은 젊은 나보다도 활동성이 더 좋으셔서 하루도 안 빠지고 외출을 하며
친구들도 만나시고 나름 왕성하게 활동하시는 모습에 오히려 나는 따라가기가
벅찰 정도이다
그래도 형님들이 젊은(?) 나와 다니면 마음이 놓인다고 해주시니 열심히 챙기고
또 이모저모 신경을 써 드리게 된다
자매는 자매대로, 형님들은 또 형님들대로의 매력이 있으니 함께 하는
시간과 추억을 새록새록 쎃아 나가며 다음 만남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