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이렇게 깊어가나보다.
이번주 화수목 전국구 수련회 준비로 늦여름을 다 보냈고
새벽시장을 향한 고속도로에서 타이어 파열로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 왔었다.
세상 일 단 하나도 우리 뜻은 아니지만
고속주행에서 타이어가 파열되고서도 살아 남은 우리 부부가
2박3일 800명 수련회를 무사히 마칠 무렵인 오늘 아침 식사시간
몸은 파김치가 다 되어있었지만
전국에서 온 회원들 보기에도 우린 늘 웃어주는 사람이어야했기에
식사하는 식탁을 돌아보며 일일이 웃는 얼굴로
"맛있게 드세요~~ㅎㅎㅎ"
"안녕히 주무셨어요?"
눈빛이 마주치는 모든 분들한테 인사를 했다.
평소에도 잘 웃지만
죽다 살아난 사람이 무에 아까워서 웃음에 인색할까....
늘상 주방 안에서 전체 일을 돌보며 바빴지만
오늘 아침에는 배식을 받아가는 남편을 본 후라
며칠만에 만난 사람처럼 반가움이 찾아왔다.
장난끼 발동한 내가 남편의 식탁으로 다가가서
"잠 자는 동안 내가 안 보고싶었져???"
닭살이 우두둑 올라오는 한마디를 했고
"왜 안 보고싶었을까?
보고싶어서 잠 한 숨 못 잤지~~~ㅎㅎ"
한술 더 뜨는 닭살멘트.ㅋㅋㅋ
그런데 장난끼가 더..더... 발동한 내가 한마디 또
"오늘 밤 어때?
수련회 무사히 마친 기념으로??"
몸치인 내가 약간 어색은 하지만 섹쒸한 몸짓까지 잠깐 해 보이며
주변 사람들이 눈치 못채게 나직나직한 목소리로 남편을 떠 봤더니
"나 40일 금식 중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때로는 부부끼리라도 이런 야한 농담이 생활의 활력을 주기도 한다.
꼭 가릴 것 다 가리고 차릴 염치 다 차리고 살다보면
숨 막히고 코 막히고 기 까지 다 막힐 것 같다.
우리 부부는 정말로 이런저런 이디피에스(음담패설)을 많이 아는 편이다.
꼭 저질스런 대화의 주인공이라서가 아니라
워낙에 여러 사람들을 대하는 직업이다보니
힘든 수련회 중간중간에 빵~~터지는 웃음도 선사해야하고
인간의 가장 원초적이지만 만인의 공통된 공감대를 형성하는 이야기라
이해가 빠르고 웃음 또한 즉각적이다.
나쁜 의미로 그런 이야기를 많이 저장해 두는게 아니라
유쾌상쾌통쾌의 한마디가 일상의 쪼잔함도
할머니들하고의 단조로움도 다 잊게 하기 때문이다.
다른 류의 이야기들도 일부러 발췌해서 외우기도 하지만
이쪽 이야기가 가장 리얼하게 재밌기 때문이다.ㅋㅋㅋㅋ
때로는 심각하다가도 퐈하~~~~~~~
때로는 피곤에 쩔었다가도 와하하하하하~~~
어떤 날은 직원이 힘들게 해도 우리끼리 노올자~~~낄낄낄......
그렇게저렇게 웃고 산답니다~
남편은 지금 금식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