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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약향기를 아시나요?


BY 강원아줌마 2008-07-04

지난 주에 시골집에 숨겨 둔 우리 애기들이 보고싶어

산속 시골집에 올라갔습니다.

 

올라가는 길가에는 보라색 꿀풀 꽃이 줄지어 피어있고 엉겅퀴도 피어있습니다.

남편은 엉겅퀴를 볼 때마다 "저게 정력에 그렇게 좋대."..라고 한마디 합니다.

 

가다 말고 차를 세웁니다. 

저기 저 꽃 좀봐..하얀색..살펴보니 하얀색 초롱꽃이 길가에 피어있다..

호호 예쁜 놈들...이번주에 새아기가 우리를 마중나왔습니다.

 

지난주에 작약은 꽃몽우리를 머금었는데 꽃이 피었을까 내심 궁금해 하며 달려갔습니다.

오늘가니 하얀색, 분홍색, 진 분홍색 꽃이 무리를 지어 피어나고 있습니다.

꽃이 크고 탐스러우며 겹겹인 꽃과 홑겹인 꽃속에 노란 꽃술인 것들!

 일주일새 이렇게 대단한 변신을 하다니..아주 고마운 아가들입니다.

모양도 색상도 다양한게 아주장관입니다...

언제나 변함없이 제 시기에 멋진 자태와 향기를 보여주는 나와 남편의 애인들입니다.

 

꽃마다 향기를 맡아봅니다.

하얀색 작약향기와 연 분홍색 작약 향기는 비슷합니다..

아카시아 향기와 약간 닮았는데 그보다 더 품위있는 향입니다.

진 분홍꽃은 향이 좀더 강한데 전  흰색 작약향이 좀 더 마음에 듭니다..

향기로우나 품위있고 기품있는듯한 아주 매력적인 향입니다..

자꾸만 맡고 싶은 향기입니다.

집주변을 돌아다니면서 풀과 꽃들과 인사를 나누고 사진도 찍습니다.

가꾸지도 않은 야생 찔레꽃도 하얗게 피어나 있었습니다..

(하지만 만원이나 주고 사다 심은 줄장미는 아직 꽃몽우리도 보이지 않습니다.. )

 

저녁에는 마당에서 양철통을 반 잘라서 만든 화덕에 장작을 넣고

넓적한 돌을 올려놓고 삼겹살 돌구이를 남편과 둘이 먹었습니다.

쌈은 마당의 민들레 잎사귀와 돌나물을 뜯어서 .. 즉석 쌈으로 먹습니다.

 

남편은 장작불에 달구어진 돌에 물을 뿌려서 쇠솔로 잘 닦아둡니다..

돌은 아직도 뜨끈 뜨끈 합니다.. 남편이 그위에 종이박스 몇겹을 깔고

마당한 한 구석 돌위에 의자처럼 만들어 주며 않아 보라고 합니다..

오늘따라 강원아줌마가 제조한 커피가 아주 깊은 만족스런 맛을 냈습니다..

 

 따스한 돌을 깔고 앉은 강원아줌마...아주 뜨끈 한게 엉덩이가 아주 시원합니다..

 바로 옆에는 하얀 작약이 소담스럽게  피었다가

저녁이 되니 꽃잎을 오므리고 얌전히 있습니다..

연인과 향기로운 키스를 나누기 위해  바짝 코를 갖다 댑니다..

 

 애인의 고운자태와 향기에 흠뻑 취합니다.

 

 

아주 가까이서 뻐꾸기의 소리와 저 건너편에서 뻐꾸기의 화답하는 울음소리

소쩍새의 소쩍.. 하하호호새,... 삐삐빅..딱새등 각종 새소리들이 오늘따라 아주 요란 했답니다..

"하하 그놈들 오늘 주말이라 회의를 하는 가보군" 남편이 한소리 합니다.

"맞아 오늘 토요일이라 산새들도 주말 모임이 있나보네.. " 하며 내가 맞장구를 칩니다..

 

산속의 밤은 더욱 향기를 더해가며 깊어갑니다,

우리 둘만이 아닌 다른 애인들과 함께..

달구어진 돌에 다시 한번 가서 앉아보고, 그냥두고 오기 아쉬워하며 총총 산길을 내려옵니다.

오늘 입양해 온 초롱꽃과 보라색 꿀 풀도 오늘 우리의 뜰로 이사와 새아기가 되었습니다.

잘있거라 내사랑 아가들아..곧 다시 보러 올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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