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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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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이냐 짝퉁이냐?


BY 강원아줌마 2008-07-04

서울에선 내려 온 친구는

선그라스에서

귀걸이에서 차려입은 옷들에서

세련미와 부티가 물씬 풍기는 친구들!

아직도 아주 이쁘다.

 

이런저런 이야기꽃으로 시간을 보내고

강원도 시골길을 드라이브하고 나니 벌써 돌아갈 시간이 되었다.

 

친구들은 서울에서 내려 올 때부터 정작 막국수가 먹고 싶었다고 한다.

점심밥 배도  안 꺼졌는데

 유명한 막국수집을 지나가다 먹고 가자고 한다.

막국수 이인분을 세그릇으로 나누어 달라고 하고.

너무 맛있다고 정말 잘 먹는다.

 

그런데 국수를 먹은 후에

막국수집 카운터 옆에 어떤 아줌마가 내 핸드백 지퍼를 열고 무엇인가 꺼내 뒤지고 있었다. 

그걸 본 나는

아니 아줌마 남의 가방을 왜 뒤져요?

소리가 나올뻔 했다.

 

옆 좌석에 가보니 내 가방은 그대로  얌전히 있었다.  휴우 안심이다.

같은 가방이었다.

지하 상가에서 오천원 주고 산 핸드백인데

아주 가볍고 분홍과 보라가 적당하게 매치되어 리본까지 달린 것이   비닐인지 재질도

매우 부드럽다. 이게 중국에서 제조되었으니 이렇게 싸지.. 질은 졿은거야..

분홍과 보라빛 색상의 옷이 많은 나와 잘 어울리는 가방이다.

대학생인 멋장이 우리 딸도 주일에 교회갈 때 가끔 빌려가는 가방이다.

 

기분이 유쾌하지 못했다..

소리 질렀으면 망신 당할 뻔 했으니 .. 휴우 !

이 나이에 오천원짜리 가방이라니..나도 이젠 명품 가방 하나 있어도 되잖아!

 

며칠전 생일에 남편에게 명품 가방 하나 사고 싶다고 선언했는데

사라고 무엇이든 사 주겠다고 해도 막상 사지 못하고 보류하고 있다.

사라고 해도 못 사요...바보같으니!

 

 

기껏 고른 것이  6만원 남짓한 가격의  장지갑이었는데 

 지갑 입구에 보석이 박힌 것이 아주 이쁘고 뽀대가 났다.

우리 이쁜딸과 아들이 용돈을 모아서 선물해 주어서 더 자랑스러웠다.

 

난  그동안 검정 반지갑을 사용했는데 남편에게 선물 들어온 것을 사용해 왔고

그 지갑이 남자용인지도 모르고 있었다.

그정도로 나는 명품이나 좋은 물건에 욕심이 없는 편이다..

 

막국수를 먹고 차안에서 돌아오는데..

운전하는 친구가 옆 좌석에 둔 가방..

만날 때부터 눈길이 가는 가방이 무지 뽀대나는게 이뻤다..

 

이런 가방은 사려면 얼마나 하니?

하면서 상표를 들여다 보았다..

루이비통이네.

옆 친구가 100만원 정도 할 걸...

 

친구의 딸은 구찌 반지갑을 용돈을 모아서 59만원짜리를 장만했다고 한다..

절대로 짝퉁은 안 산다고 한다..

그러면서 몇 년전에 구입한 루이비통 핸드백을 줄테니 사지말라고 한다

우리딸 같이 엄마 핸드백 오천원짜리 빌려쓰는 애는 없을거라고 칭찬한다..

 

명품리스트를 알턱 없는 나..

서울에서 같이 내려온 친구는 다른 사람이들의 명품을 한눈에 알아보고 가격도 아주 꿰고 있다.

 

너무 이쁘다

체리 모양이 들어간 토트백인데 한눈에 고가품처럼 보였다..

 

오천원짜리 가방을 들고있는  나?..

막국수집에서 같은  가방을 가진 사람을 만나고 더 기분이 꿀꿀해졌다..

 

저렴한 가격으로 항상 멋스러운 분위기를 내자!

라는 나의 평소 소신과 철학이 뒤집어지려는 시점이다..

 

그래 가방 하나쯤  장만하는거야..

나도 !

그리고 우리 이쁜 딸 것도..!

 

친구들이 돌아간 후에

컴퓨터에서 명품 가방만 몇시간이고 검색하면서 눈을 업그레이드 시켰다.

명품 이름도 모르던 내가 명품브랜드를 열심히 외우고 있었다.

친구가 가진 가방은 진품은 싯가 150만원 상당이고

짝퉁은 이만원대에서 6만원 8만원 10만원대까지 다양하게 나와 있었다...

 

 

중간고사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는 딸에게 전화를 걸어서

명품 가방 사 줄테니 가방모델 고르고 상품번호를 엄마에게 알려줘...

딸은 지금 공부 중이니 조금 있다 쉬는 시간에 검색해 보겠다고 한다..

지금 검색해봐,,,, 승질급한 에미다..

마음 변할까봐. 스스로에게.. 딸이 갑자기 웬 명품가방..너무 비싼건 싫어 ..

그러더니 문자가 왔다 

 코치...넘버가 뒤에 달려있다

엥 코치 첨 들어 보는 이름인데 

이런 코치라는 것은 운동 코치잖아

그런 이름도 명품에 들어가는 거야?...

 

친구것하고 똑같은 가방하고 딸이 말한 코치 가방하고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주문해 달라고 했다...

 

그 친구는 어제 백화점에 갔더니 자기같은 가방을 들은 사람이 너무 많아서

가방들고 싶지가 않다고 한다

어제 너에게 가방을 주고 올 것을 그랬다며 후회를 한다 .....

너무 흔하다고 다른 디자인은 어떠냐고 한다...

여기 춘천에는 그런 가방 들은 사람이 없냐고 한다

하나도 없던데.?.

나도 그런 뽀대나는 가방이 들고 싶은데...

친구가 나에게 주고 싶다고 하는데 덮석 달라고하기도 그렇고.

 

오늘 다시 전화가 왔다..

내가 부탁한 가방은 있고

딸이 말한 가방은 물건이 없다고한다..

구찌 가방중에 대학생이 좋아할 만한 것으로 추천해 준다고 한다..

 

진땡으로 마련할까?

진땡같은 짝퉁으로 할까?

짝퉁중에 A급으로 마련해도

지금 들은 내가방 가격에 20배이상은 지불해야 할 듯...

아무래도 짝퉁을 구입하는 것도 무척 인심쓴 것으로 기운다..

 

애구 명품가방 머리아프다...

나이 오십을 바라보고 있고

열심히 알뜰히 살아왔잖아

너 자신을위해 명품 가방 하나쯤 뽀대나게 들어도 되잖니 ?

너의 이쁜 딸도 과외 한번 안하고 혼자 공부해서

서울에 있는대학에 철컥 들어가고 오천원짜리 가방 사줘도 아주 좋아하고.. 너무착한데..

이젠 좋은 가방 하나 사줘도 되잖아?

내 자신에게 아무리 세뇌를 시켜도

소신과 철학 따위는  잠시 동안 멀리멀리 집어던져도 되련만

언제나 이 머리가 세뇌를 당해서 KO 당하려나?

 

명품이냐 짝퉁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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