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근하던 겨울을 지나가고 연신 매서운 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연말에
가끔 잊지않고 연락을 하는 고마운 서울친구가 연락을 했다.
해가가기 전에 얼굴 한번 보자는...
세명이 시간은 맞추고..
롯데 샤넬매장앞으로 한시야...라는 약속을 지키러
샤넬이란 명품을 하나도 가지고 있지않은 나는 그 상표도 가물가물한데..
그날은 올 겨울 들어 가장추운 영하16도..
전날 밤 근무를 하고 아침에 퇴근.. 컨디션이 영 아니다..
남편은 추운 날 기차타고 지하철타고 서울가려는 아내가 안스러운지
서울에 책사러 간다는 핑계아닌 핑계를 대어
나를 자가용으로 데려다주려한다..
가끔 기차를 타고 혼자 생각도하고 풍경 보는 것을 좋아하는 난..
남편의 고마운 제의에 그냥 못 이기는 척..
자가용을타고 서울로향했다...
정확히 1시5분전에 도착..샤넬매장 앞엔 사람도 많았다..
친구들은 둘이서 약속이나한듯
밍크코트를 걸치고나왔다..
난 ..내옷 중 최고 비싸고 세련된 패딩(십만원대..내옷중고가품 무척고민하면서 샀던옷)..좀 추워보일지몰라도 ..
점심은 롯데 백화점에서...같은 전골인데 춘천보다 두배는 비싸고
맛도 그저그런데 사람은 왜 이리 많은지 기다리다 들어가서 먹고나왔다..
커피를 마시러 지하로 내려와..
식품매장 반대쪽 빵과 커피파는곳...
세명 커피값은 삼만원...
서울갈 때마다 귀빈대접히주고 고급스런 식사 대접해주는 친구들에게 미안하여 커피를 내가 사겠다고 했다..
친구들은 극구 말린다..자기들이 춘천오면 사면된다나..물론 춘천오면 사주지
닭갈비와 막국수..그리고 강물이 보이는 멋진 카페에서 커피도..
일단 내가 커피값(케익한조각과)을 미리나가서 계산했는데 삼만원...
그래 이젠 이정도는 쓰고 살아도 될 형편이지..뭐...기꺼이 계산했는데...
친구가 커피값을 왜 냈냐고...하더니 맛있는 케익을 사주겠다고 한다..
사양했는데도 둘이서 케익을 고르고...
조그만 케익인데 삼만팔천원을 지불하고 내손에 들려준다...
이런...커피값보다 비싼 케익을
..4시경 남편과 다시만나..돌아와서 아이들에게
엄마친구가사준 비싼케익이라고 강조하면서 시식을 하게했다..
아이들반응은 ..맛이 별로라나...너무소프트해서 녹는듯..느끼하기도하고...
그 친구들의 약속한듯 입고 나온 밍크코트와
비싼점심과 커피..케익.. 큼직한 보석장신구와 프라다가방...
난 보통 시장가방 오천원짜리 같이 보이드만..
한 친구는 프라다가방인지 금방 알아본다..
난 프라다가 명품인지 대학생인 우리딸에게 들어서 얼마전에 알았다.
그동안 모두들 열심히 살아왔고
이젠 어느정도 여유도있고 어쩌다 만난 자리에서 그정도의 여유는 가져도 된다고
생각하고 좋은 시간을 가졌고 자신들을 가꾸면 살고있는 친구들이 보기 좋았다
밍크코트를 사려면 얼마든지 살 수있는 지금의 형편이고 밍크엔 관심조차없던 나인데..
어쩐지 주눅드는 것 같은 이상한 마음.. 아주 기분이 묘했다...
어려서부터 근검절약 싸구려 옷만 사입고 온집안 식구들이 명품같은 것엔 관심도없이 자라서 그런지 도무지 어색하기만하다..
이젠 나이도 사십대 후반을 향해 달려가고
내실있게 열심히 살아왔고 자부하고..경제적인 안정도 되어있고
이젠 우리가족도 조금은 고급스런 취향으로 업그레이드 시켜보고 싶지만
어쩐지 어색하기만하고 꿀꿀한 심사는 뭘까?
(잠시지만 내나름대로가지고 있는 가치관에 혼돈된 심사 때문일까?)
손수 자가용을 몰고 나온 친구들은 나를 부러워한다..
남편이 직접 운전하여 서울까지 데려다 주었고 같이 내려간다는 말을 듣고
"넌 남편사랑 많이 받고산다" 고 부러워한다
그래! 난 밍크보다 더 포근하고 따스한 마음을 가진 남편이랑 살고있으니...
무엇보다도 감사하고 행복하다는 심정으로 남편과 드라이브를 즐기며 경춘가도를 달려왔다.....
그래도 난 궁상스럽게살아서 내 도움이 필요한친구들도 좋지만
자신의 설 자리를 잘 구별하면서 야무지게 살아가면서 자신을 고급스럽게 가꿀줄아는 그런친구들이 있는것도 자랑스럽고 나에게 좋은 것을 사주려고 애쓰는 친구들이 고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