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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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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따로 결혼기념일


BY 물뿌리개 2009-08-20

                         

 

 

                                                                                                 2004.12.18       

 

'어머님 저녁에 기대해보세요. **가 이벤트를 준비했다네요'  어제 낮에 잠깐 마주친 큰딸아이 담임선생님께서 설레이는 소식을 전해주신다...

 

'이벤트? 뭐지?  아하! 우리 결혼기념일 인것을 까맣게 잊고있었다.

 

울신랑 당연히(?) 모를테구.  그래두 뭐 내가 더 많이 사랑하니까 ~ 하고   이러저러한 옛이야기며  당신만나  고맙고 행복하구 앞으로 어쩌구 저쩌구 살자구 예쁘게 멜 한통 보내고 오늘 안에 꼭 읽으라고 친절히 전화까지 해주었다.

 

저녁엔 따로따로 난 여직원 모임가고 신랑은 동창들 모임 있고 제각기 놀다가 나먼저 귀가 했다..

 

일찍온다고 2차도 마다하고 들어왔지만 여자들 수다가   짧진 않았기에  세아이들  눈이 가물 가물 해져있다..

 

이벤트 준비했다는 정보를 입수했는데 

 아빠랑 같이 안오고 엄마만 들어온것에 심통이 났는가 아님 졸려서 잊었나? 큰딸아이도 별 기색이 없다..

 

쬐끔 서운해 하며 옷갈아입는데

 

이불속에서 슬그머니 나오더니 내뒤에서 가만히 허리를 안고 기대며 '엄마 사랑해!'한다.

 

에구 이쁜것 ~

 

 너무도 싱거운 이벤트 였지만 가슴이 금세 따뜻해졌다...

 

알코올 기운에 신랑 못 기다리고 잠이들었다 ..

 

쿨~ 자고있는데 뭐라뭐라@@@## 말소리에 깨보니 울신랑  술이 만~땅 

 신랑이 안들어왔는데 잠만 쿨쿨 잔다고 궁시렁궁시렁 ~

 

속이 쬐끔 상한다. 사랑이 듬뿍 담긴 멜까정 보냈는데   치~이....

 

오늘 확인해보니 아직까정 멜은 읽지않음 상태다...

 

.....그냥 지워버릴까부다........

 

예전에 참 다정하고 이벤트도 좋아하고 기념일도 나보다 더 잘챙기고 쪽지 편지도 자주쓰던 소년 같은 사람이었는데....

 

나이먹어 가면서  어쩜 저렇게 무디어 지는지...누가 우리 신랑의 순수를 앗아갔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