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는 죽은 닭을꺼내서 밭옆에 산에 묻었어요.
누가그랬을까.??
누렁일까? 까만콩일까?
아까 평상 밑에서 나온것은 누렁인데..
누렁이 진짜 멍청한데.. 그럼 깜장콩인가?
애이씨 .. 머리아포...
아무가 그랬든 하여간 .....
닭을 치우고 나니 마당 여기저기에 닭털이 날렸어요.
빗자루로 쓸기어도 날라다녀서 그냥 놔두고 방에들어왔어요.
할머니는 삐끼하러 나가셨구요.
밤에 너구리 삼춘이 들어오는 차소리가 났어요.
난 얼릉 밖으로 나갔죠.
막 차에서 내리는 삼춘한데..
"삼춘.. 삼춘.. 닭 찾았다. 그런데.. 평상 아래서 다 죽어있었어.."
"뭐야 닭이 평상아래에서 죽었다고? 짐승이 뜯어 먹었디?"
"몰라 그냥 할머니에게 말했는데.. 할머니가 갔다 묻었어.. 한 여러마리는 되는것 같던데.. 어떤건 털밖에 안남았고.."
내 말을 들으며 삼춘은 방으로 들어섰어요..
"그러길래 그 할마시.. 함부로 사람 의심하지 말라니까...."
삼춘이 손만 씻고 냉장고에서 소주를 꺼냈어요..
뭐가 속이 단단히 상한 모양인데요..
"삼춘.. 근데... 옆방 삼춘들 어디 멀리 일갔어? 밤인데 안들어오잖아.. 며칠 걸린데?"
너구리 삼춘이 소주를 한잔 따라마시고 김치를 쭉찢어 먹었어요..
"아마 며칠 못들어올거야.. 인제 서화라고 산꼴로 갔어.. 한 3일 걸린다고 했어"
난 어제밤 일이 궁금해서 미치겠는데.. 삼춘한테 잘못 물어봤다가 혼날까봐 살살 눈치보면서 삼춘 배를 만졌어요..
"아 이새끼야.. 덥다.. 좀 떨어져라... "
삼춘은 말만하고 나를 밀어내지는 않아요.
우리 삼춘 배가 폭신 폭신 해서 좋아요.
나는 한참 눈치를 보고 있는데...
"야 근데 넌 중학교 갈녀석이 이렇게 공부 안해서 어떻하냐.. 가서 꼴지 할래?"
피... 삼춘은 맨날 공부예기야...
그렇다고 물어보면 가르쳐 주지도 않으면서...
공부란걸요... 전 일찍이 포기했어요.
공부보다는 인간성 좋은게 더 먼저죠..
이런말 하면 삼춘이 '꼭 공부 못하는 것들이 대는 핑계다'라고 하면서 꿀밤을 줘요.
근데 궁금해 죽겠다. 언제 무슨일 있었지?
방학도 벌써 반이 지나가는데...
참 삼춘 나 체험학습보고서 내는 숙제 있는데..
뭐 그냥 가라로 쓰면 되지뭐.
항상 그랬으니까..
우리 식구끼리 여행이란것 가봤으면 좋겠어요.
우리는 산소도 가까와요.
명절때 큰집에 가는일도 없고요.
큰 할아버지 댁에서 지내는 제사는 할머니혼자만 가세요.
난 혼자노는 방법을 아주 많이 알아요.
잠자리 괴롭히는 방법도 수천가지도 더 알아요.
미꾸라지 잡는법도요.
개구리 죽이는 방법은 아마 백가지도 더 알거에요.
잠자리 꽁지 빼서 지푸라기 양쪽에 한마리씩 꽂아 놓으면 잘 날라가요.
그런데 잠자리 둘이 반대 방향을 보고 날아가는데도 잘날아가요..
잠자리 배가 뽈록하면 꼭꼭 눌러서 알을 짜고, 그 알을 다시 먹여요.
잠자리가 머리가 나쁜지 되게 잘먹어요.
ㅎㅎ
내가 너무 잔인해 보이죠!!
민박온 손님들에게 이런거 보여주면 막 소리지르고 얼굴이 찌그러져요.
어.. 그런데 어제본 그 여자아이얼굴이 떠오르네...
그 애한테는 징그러운거 보여준적 없는데...
바닷가에서 펑펑 터뜨리는 폭죽 소리가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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