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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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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집_7


BY 현정 2008-02-29

밭에서 돌아와서 드라마 보고 누워계신 할머니 등뒤에 같이 누웠어요.

할머니 가슴에 손을 슥 넣었더니..

할머니가 징그럽다고 화를 막내요.

'저녀석이 몇살인데.. '

삼춘들이 소리를 듣고 막 놀려요.

"그냥 손놓다가 그리루 간거다 뭐.."

소리지르고 나는 내 방으로 왔어요.

할머니는 참.. 그걸 그렇게 큰 소리로 말하면 내가 챙피 하잖아.

창밖에 별들 사이로 별똥별이 많이 내려요.

꼭 손톱으로 하늘을 긁는거 같아요.

누가 그러던데..

별똥별이 떨어질때 소원을 빌면 이루어 진다고...

내 엄마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아까 낮에 그 아줌마처럼 나를 닦아주었을까?

왜 나를 떠났을까?

아버지는 돌아가셨을까?

아니야 제사 지내는것 못봤어.

그럼...

난 주워온 앤가?

에이씨... 게임이나 해야지...

 

한참게임하는데 술이 얼큰하게 취한 삼춘들 목소리가 커다랗게 들려요.

싸우는소리같은데..

삼춘들이 원래 술먹으면 목청이 커지기는 하는데..

 

그런데 갑자기 우장창 쨍그랑 하는 소리가 들려요.

밖에 나가보니 쫑아 삼춘이 중국 삼춘을 잡고 있고, 중국 삼춘이 뭐라고 뭐라고 중국말고 하면서 할머니에게 주먹을 보이고 있었어요.

오야지 삼춘은 너구리 삼춘을 막고 예기하고 있고...

할머니는 방으로 들어가는 문앞에서 서서 뭐라고 뭐라고 하고 있었어요.

"아씨... 그냥 조용히 들어가라니까"

너구리 삼춘이 할머니를 향해 소리 지르니까

"그래 늙었다고 지 애미도 막대한다. 도둑 보고 도둑이라고 하는데 내가 뭘 잘못했냐...."

할머니가 지지않고 소리를 지르더니 한참을 뭐라 뭐라 하고 방으로 들어가셨어요.

방으로 들어가신 할머니가 이불을 뒤집어 쓰시고

"아고 내가 죽어야지. 늙었다고 이젠 아들놈까지 나를 괄씨하는 구나..집안에 도둑놈 역성들고 지 어미를 무식한 무지랭이 취급하고.............."

하면서 탄식을 하세요..

할머니 물 한대접 떠다 드리고 나는 얼른 내방으로 숨었어요.

이럴때 근처에서 얼쩡 대다가는 한대 맞아요.

모든 화풀이가 나한테 오거든요.

그런데 무슨일이지?

중국 삼춘은 평소 말한마디 없는 조용한 삼춘인데.

한국 말이 서툴러서 뭐라고 하면 그냥 씩 웃기만 하는데.

그리고 옆방 삼춘들 중에 제일 착한데...

나한테 욕도 안하고, 담배 심부름도 안시키고....

 

시계를 보니 새벽 3시에요.

나는 불끄고 이불속에 들어갔어요.

자는척 하려고 했는데...

어느새 아침이네요.

아니다 12시가 넘었으니 점심인가??

자는데.. 배가 고파서 먹을것 없나 하고 거실로 나왔는데...

할머니가 밥 안해놓으셨는지 밥이 없어요.

라면 2개 꺼내서 먹으로고 물을 얻어놓고 방으로 들어갔는데.. 아직 할머니가 누워계시네요..

끙끙.. 앓는 소리도 내면서요.

"할머니 어디 아퍼? "

할머니는 들은척도 않하고 계속 누워계세요.

나는 그냥 나와서 라면을 마저 먹고 집 밖으로 나서는데.. 집앞이 난장판이에요.

소주병들이 막 나뒹굴고 먹던 안주는 그대로 평상위에 있고, 그것을 개들이 와서 먹고 있었어요.

닭도 있어요..

트럭이 없는것을 보니 옆방 삼춘들은 일 나갔나 보네요.

너구리 삼춘 차도 안보여요.

내가 차 소리도 못듯고 잤나봐요.

 

그런데 평상에 앉아있는데.이상한 냄새가 나요.

뭐 썩는냄새 같기도 하고 .. 하여간 무지 기분나쁜  더러운 냄세..

할머니가 민박집 냄새나면 손님 안들어 온다고 쓰레기도 집근처에 못버리게 하시는데...

어디서 나는 냄새지?

코를 킁킁 대며 있는데 윗동네 형아들이 저만치서 지나가고 있었어요.

"형.. 재복이형.. 어디가.."

"고기 잡으러.."

" 형 그럼 나두 가자.."

나는 형들이랑 강으로 고기 잡으로 갔어요.

 

고기잡다가 우리는 옷을 벗어놓고 멱 감았어요.

쪽대로 고기 잡다가 멱감다가..

그리고 내가 젤 좋아하는 방법은 돌로 돌을 내리쳐서 고기 잡는거에요.

돌을 들고 살금 살금 가서 넓적한 돌에 꽝 내리 던지면 고기들이 배를 하얗게 뒤집고 둥둥 떠올라요.

삼춘이 그러는데 고기들이 기절한 거래요. 꽝소리에..

정말 그런건지 그렇게 잡은 고기들은 양동이에 옮겨 놓으면 한참 후에 다시 헤엄쳐요.

우리가 고기 잡는게 이상했는지.. 여러명의 사람들이 우리를 구경하네요..

우씨 팬티만 입었는데..

 

잡은 고기는 다 형들 줬어요.

할머니가 고기 잡아오는거 싫어하세요.

손 많이 간다고..

집에 막 들어서는데 누렁이 강아지 녀석이 평상 아래서 나오는 거에요..

입에 뭘 물고 쌩하고 저를 보다니 도망가네요.

이상하다 저녀석이 왜 나를 보고 도망가지?

나는 평상아래를 들춰보았어요..

윽.....................

닭이 수북히 죽어있었어요.

아... 그 이상한 냄새가 여기서 나는 거였구나..

"할머니.. 할머니...."

방으로 갔는데 할머니 아직도 누워계세요..

"할머니 닭 찾았어... 있잖아. 누렁이가 잡았다 평상 아래 놨나봐.."

할머니가 벌떡 일어나시더니..

"뭐야.. 닭이 평상 밑에 있어"

하시면서 부리나케 밖으로 나가셨어요.

 

평상 아래서 닭을 꺼내시면서 할머니는 있는욕 없는욕 다 하시네요.

내 우리할머니 욕 잘하는것은 알았지만.. 처음듣는 온갖 욕이 다 나와요..

'샛사래가 너부러저 죽을 놈의 개새끼.."

이게 무슨 소리에요??

할머니가 연실 이 욕을 하시는데.. 무슨 뜻인지.. 통.....

하여간 좋은 소린 아니겠죠..

할머니가 화가 나서 하는 욕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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