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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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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면..


BY 여우비 2008-02-05

드디어.. 구정 연휴가 내일 .. 코앞이다.

여자의 적은 여자라고 했던가...

 

할머니 세대에서.. 엄마 세대에서.. 그리고 나...지금 나의 세대에서... 

며느리라는것은 대체 뭘까..

요즘엔 며느리와 시어머니라는 관계가 참.. 낯설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낳아 준 여자..

엄마가 어느날 내게 그런말을 했다..

"나는.. 니 외숙모한테 할말 없는 사람이다...

출가외인이란게 어떤건지 아니? 이제 그 집 식구가 아니란거야.. 항상 그걸 잊으면 안되는거야..."

그 말에 도대체 뭘까... 늘 궁금했다..

어느날인가.. 외숙모가 외할머니, 외할아버지에게 소홀했단 소릴 듣게됐다..

삼촌, 이모들... 우리집에 모여 한마디씩 하고 있을때 엄마가 그랬다.

"니들두 집에가면 다 자식있구 시댁있구 처가 있는것들이 여기서 뭐하는거야? 니들은 그렇게 잘하구 살아? 그런 소리들 할거면 당장 니들 집에나 가!"

그리구는 안방에 들어가서 나오지 않으셨다.. 다들 돌아가실때까지..

한참이 지난 후에 내가 결혼한다고 했을때 엄마는 그랬다.

"내가 아무리 잘해도 외숙모한테는 내가 시누이야..

시누하구 올케는... 시어머니하고 며느리는 물과 기름같은거다..

아무리 섞이고 싶어도 섞이지가 않아.. 너하구 나는 혈연관계야.. 그렇지?

우리는 피가 섞여 있어 무슨 잘못이든 크든 작든 다 이해하고 넘어가면 잊혀지지만 시댁식구 하고는 물과 기름이라 아무리 섞이려고 해도 안되는거야.. 작은 잘못이 크게 확대가 되버리구...

외숙모가 어떻게 하든 다 그럴만한 사정이 있는거구..

사람이니까 자잘한 잘못도 할수있는거야.. 외숙모는 죄인이 아니다..

죄라면 그저 그런 니 삼촌 만나 그저 그런 시댁식구 만나 저리 호강도 못하고 사는 그놈의 팔자가 죄지.. 아마 우리 엄마두 .. 니 할머니가 잘못하는 것두 많을 거다..

지 부모라구 다 역성만 들어선 안되는거야..

 외숙모두 외숙모 친정에서는 그저 이쁜 딸일 뿐이야.. 바라만봐두 배부른 엄마 자식..

우리는 아무두 나설 자격 없어.. 그저 노인네들하구 같이만 살아주는것만 해두 감사한거야..."

난 그말이.. 참 쓸쓸하게 들렸다.. 그리구... 솔직히 이해가 안갔다.. 전부는...

그때.. 나는 참 자만했었나보다.. 당돌하게두 "난 달라.." 라고 생각했다.

시댁 식구와 잘 지낼거라구.. 그 사람들은 날 이뻐하구 나두 그사람들하고 잘 지낼 수 있을거라구..

근데 엄마 말이 맞았다.

시댁은 그저 시댁일 뿐이었다. 그것때문에 얼마나 마음 아파 했던가..

내 맘 같지 않은 사람들 때문에..

얼마전 친구가 그런말을 했다..

"사람들이 다 내 맘만 같으면 이리 마음 아플일두 없을텐데... "

"그래.. 그 말이 맞아..그 말이 맞다...." 

씁쓸한 웃음이 나왔다.. 맞아... 하고..

 

공통적으로 하는 말들이 다 그렇다..

""시댁엔 잘할려구 하지 말어.. 옷두 너무 잘 입구 가지 말구.. 돈두 없다구 해.. 살기가 어렵다고 해.. 이것저것 사주지도 마.. 자꾸 바라기만 하는게 시댁이야.. 아무것두 할 줄 모른다구 해... 자꾸 너만 부려먹어.. 절대 괜찮다고 하지말어.. 니 몸만 고생시키는 거야................""

 

내 부모도 아들을 결혼시키면 시댁식구가 될수 있고..

내 시댁도 딸을 출가시키면 친정이될 터인데 왜 엄마의 마음을 자식의 마음을 모르는 걸까..

며느리는 다른 세계 사람인줄 아는걸까..

그래서 부려먹어도 지치지 않는 기름칠도 필요치않는 만능 로봇이라 생각하는 걸까..

 

아들의 배우자를 인정하지 못하는 시어머니...

내 아들의 여자이기 때문에 당신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

그것이 당연하다 생각하는 아들의 어머니..

 

언젠가.. 누군가의 시어머니가 내게 며느리 흉을 본다면... 난 이리 말해주고 싶다..

 

며느리도 며느리 집에서는 소중한 자녀에요.

다른 사람들의 자녀를 내 자녀처럼 아껴주세요..

그저 말 한마디로 말입니다.

그저 말 한마디만.. 예쁘게 마음을 담아 한마디만 해주세요..

 

내 남편의 엄마가 죽을 고생을 시켜두 따뜻한 말 한마디면 얼어붙은 몸이 차가워진 마음이 사막의 아이스크림마냥 한 순간에 녹아 내릴겁니다. 그 녹아내린 물이 어디로 갈까요?

며느님 친정에요? 아니요.. 절대 아닙니다. 당신도 아시잖아요..

바로 아드님께.. 그리고 당신에게로 갑니다. 당신의 가족에게로..

 

간단한 진리를 잊지 마시길 .. 그리고 내 자식만 중하단 생각을 이제 그만하시길 바랍니다.

 

아드님 사랑해서 결혼한 며느님이 왜 시부모를 원망하고 살게 하십니까..

먼저 사랑을 베풀어 주세요.. 아직 세상을 한참 모르는 며느님이잖아요..

모든게 서툰 며느님이잖아요..

며느님에게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 주세요.. 

그래서 사막 한가운데 얼음궁전을 짓지 않게 해주세요.. 

 

저두 다시 도전할랍니다...

우리 어머님과 제가 사막 한가운데 얼음궁전이 아닌 오아시스에서 하하호호 마주보며 웃을 그런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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