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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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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장원 풍경


BY 그린플라워 2024-10-27

나는 집앞에 새로 생긴 럭셔리한미장원에 안가고 오래 전부터 다니던 미장원에서 머리카락 손질을 받는다. 
익숙하기도 하고 기억력 좋은 원장님과 대화를 하는 것도 좋아서다.
문제는 예약을 해도 늘 다니시던 몇십년 단골 어르신들이 오시게 되므로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머리손질을 받고 올 수가 있다.
모처럼 가족이 없는 토요일이라 큰맘 먹고 펌을 하기로 했다.
이년이 넘도록 생머리 단발 컷으로 살다가 염색도 안하고 사니 흰머리카락이 제법 보여서 변신을 하기로 했다.
미장원에 가니 토요일이라 한가할 줄 알았는데 어르신 손님이 네분이나 계셨다.
한시간반을 기다리고나서 내 차례가 되었는데 손주 손잡고 오신 치매어르신께서 당신이 먼저 오셨는데 순서도 안지키고 한다고 화를 내시더니 다음에 오신 손님을 붙잡고 같은 말씀을 여러번 하신다.
같이 먹으라고 테이블 위에 둔 샤인머스켓 포도는 독차지하고 앉아 혼자 다 드시고 화장실은 네번이나 다녀오셨다.
내가 펌을 말고 있는 사이에 예약하신 95세 어르신이 오시는 바람에 나는 멈추고 어르신 염색부터 해드리고 마저 했다.
이렇게 정신 사나운 미장원에 다니는 이유는 정육점과 미장원은 가던 곳에 가야한다는 것을 터득했기 때문이다.
어쩌다 바빠서 근처 미장원에 예약하고 가면 분위기는 마음에 드는데 가격은 많이 비싸고 그렇다고 손질한 머리가 썩 마음에 드는 것도 아니어서다.
내가 가는 미장원 원장님은 구십 넘으신 어르신들 머리카락도 한올한올 소중하게 만져주신다.
굳이 그러실 필요가 있을까 싶을 정도다.
네시간이 훌쩍 지나 내 헤어스타일이 요즘 정숙한세일즈에 나오는 김성령처럼 변신을 했다.
코팅까지 같이 해서 평소보다 몇년은 젊어보이게 바뀌었다.
헤어스타일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원장님께서 달라고 하신 금액에 만원을 더 얹어 현금으로 드리고 왔다.
엄마 저녁식사 수발을 위해 가니 엄마도 잘했다고 하셨다.
당분간 변신한 헤어스타일 때문에 인사 많이 받게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