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새벽
패전을 모르고 싸웠던 ‘어둠장군’이
마침내 패배를 인정하고 조용히 무릎을 꿇었다
서슬 퍼런 칼날은 단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장군의 머리를 망설임 없이 베어냈다
순간,
승리한 군대의 우레 같은 함성소리가 세상을 우지끈 진동시키며
승전의 붉은 화살 수 십 만개가 하늘로 날아올랐다
승자의 등등한 기세에 눌린 초라한 패잔병들은 복수를 다짐하며
쓸쓸한 뒷모습을 보인 채 초라하게 사라졌고
‘새벽 병사’들은 서둘러 여명의 장막을 치기 시작했다
매일매일 되풀이되는 끝도 없는 절체절명의 전쟁은
어느 역사책에서도 찾을 수가 없지만 분명한 사실이었고
승자로 남는 이름은 ‘새벽장군’이었다.
두 장군의 일생은 끝나지 않을 영원한 싸움으로 지치고 피곤하다.
환경미화원 김 씨 아저씨는,
택시운전사 박 씨 총각은,
포장마차 최 씨 아줌마는,
꽃집 이 씨 아가씨는,
목숨이 위태로운 무시무시한 전쟁이 언제 일어났는지도 모른 채
전쟁터 안에서 바쁘게 새로운 아침을 준비하고 있었다.
상처 입은 시간이 송곳 같은 삶의 틈바구니에서 신음하며 아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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