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디스크와 감기
디스크 걸린 허리가 시큰시큰
비가 오려나?
빨래 걷어라. 좀 있으면 비 온다!
두둑! 두둑!
아이고, 허리야
일기예보가 필요 없네. 정말
뜨끔거리는 신경이
만경강을 넘어 두만강을 거쳐 한강에 오니
‘끙’하는 신음이 터진다.
이가 덜덜, 몸도 으실으실
고뿔이 오려나?
에취! 에취!
터져 나오는 재채기
지끈지끈 맹맹
아이쿠, 머리야
왜 이리 춥냐? 응?
온몸을 감싸는 오한이
백두산을 훑고 금강산을 지나 설악산에 이르니
‘아야’하는 소리가 나온다.
지겹다. 허리디스크
짜증난다. 만성감기
언제쯤이면
디스크 걸린 허리가 깨끗하게 나아
지팡이 없이 걸어질까?
언제쯤이면
만성감기가 뚝 떨어져
감기약 없이 살아질까?
만나지 못한 그리움의 세월은
디스크와 감기만 선물로 주고
언젠가는 좋아진다는 애매한 진단만 내린다.
어차피 좋아진다면 지금 좀 고쳐주라.
나중에 좋아지면 그때는 소용없다.
피를 토하며 통곡하는 지구위의 작은 나라
그것도 모자라 남한과 북한으로 갈라진 나라
하루빨리 완치하여 건강해지기를……
모두의 소망으로 고쳐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