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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물


BY 둘리나라 2007-09-15

 

제목: 물



엄마의 양수 속 아기는 힘차게 수영을 시작했다.

살아있음을 알리기 위해 끊임없이

태초의 근원을 향해

빛을 퍼 올리는 펌프질을 해댔다.

쓰다듬는 모성은 오늘도

따스한 언어들을 폭포수로 쏟아 부으며

건강해라, 예쁜 내 아기 생명수로 축복하소서.

미지의 신께 손금이 없어지도록 기원을 했다.

아기는 소리치며 절규했다. 그것마저도 욕심이라며…….

수많은 강물이 바다로 흘러도 그 넓은 바다를 채울 수 없듯

욕심은 채워도 채워도 배고픔과 목마름을

어린 생명은 물속에서 알고 있었다.

정화라는 언어의 유희에 갇혀

서서히 죽어가고 있는 지구상 최초의 생명체.

그 구원의 시작은 양수의 바다에서 꿈을 키우는

자신이란 걸 알리려 작은 발로 힘찬 공중곡예를 시작했다.

그러나 그것은  착각이었다.


빛을 통해 나온 세상은

하늘에서 바다가 쏟아져 내리고

바다에서 별들이 노를 젓는 순수의 고향이었음을

작은 손을 짝 펴면 엄마의 눈에서 따스한 물의 결정체가

가슴으로 뜨겁게 흘러내림을

아기는 아기는

사랑을 느낀 후에야 비로소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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