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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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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비가 내리면...


BY 민이맘 2007-09-07

한달쯤 소나기가 내리고 있다.새벽녁에 간간이 자다가 눈을 뜨면 여지없이 소나기가 주룩주룩...그 소리가 이제는 너무도 안일하게 들린다...

예전에는 새벽녁에 눈을 뜨면 어쩌다 내리는 그 비소리가 얼마나 듣기 좋던지...

그냥 멍하니 그 광경을 지켜보고 서 있곤 했었다.

웬지 분위기를 잡고 커피라도 한잔 마셔야 할것 같은 .... 

그 빗소리는 웬지 가슴에 파고들어 외로움을 자아내고 그리움을 자극하고 쓸쓸함을 후비고 든다.그래서 지독하게 좋기도 하고 싫기도 하고...

내 나이도 어느새 서른....

내 어릴적 순수는 내 나이와 함께 반비례하고,대신 알량한 이기심과 욕심....그런것들은 정비례하는것 같다.

마치 암덩이처럼 내 안에 자꾸만 번져가는 것들...

그것들을 버릴래야 버려지지가 않는다.

언젠가 6살난 아들과 길을 가다가 동냥을 하는 한 아저씨를 보게 되었다.

난 얼른 지갑에서 천원 한장을 꺼내어 아들에게 들려주었다.

우리 아들은 그 아저씨의 동냥그릇에 그 지폐를 살며시 놓고는 내 손을 꼬옥 잡았다.

평소 나혼자였으면 그냥 지나쳤을 일인데...

그렇게 냉정하고 무심하게....

난 아마도 그 아저씨를 도우려는 마음보다는 아들에게 착한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위선적인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려 했던것이 아닐까??

아마도 ...그럴것이다.

참 부끄러운 엄마다.그러고도 아들에게 착한 사람이 되라고 말할 그런 자격이 있을까?

잠시 생각에 젖어든다.

사람 마음에도 가끔씩 아주 가끔씩 단비가 내리면 얼마나 좋을까?

얼마나 살기좋은 세상이 될까?

살다가 살다가....

사람마음에도 가뭄이 들면 아주 반갑고 고마운 단비가 촉촉히 내려...마른 대지에 축복을 내린다면....

시원스럽게 내리는 빗물을 한움큼 떠다가 가슴에 적셔주고 싶다.

가슴 한쪽에 너무 메마른 가뭄이 찾아와 쩍쩍 갈라지는 소리가 오늘따라 유난히 크게 들린다.

아~~ 나도 한줄기 시원스런 소나기이고 싶다.그냥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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