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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에 대하여..


BY 주상예 2007-08-21

요즘  점점 멋져지고 있는 남편..ㅋ

키 177에 몸무게 97kg.헉!!

배가 어찌나 뽈록&땐땐 한지 맨날 "오늘은 뭐 먹고 왔어?"가 인사다.

몸매는 점점 임산부를 닮아 가지만 7년 결혼생활 중 지금이 가장 멋지다.

성실과책임감..

그거 보고 결혼 했는데 진짜 그거 딱 두개 빼고 아무것도 없는 신랑..ㅜ.ㅜ

시댁도 신랑도 가진것 없이 무작정 착하기만 했다.

난 사실 물질적인것은 마음을 어찌 가지냐에 따라 달라 진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돈이 없는건 문제가 안되었는데 생각이 없는건 정말 실망이였다.

그냥...뭐랄까...성숙하지 못한 기본생각들 뿐이였다..

가장 간절히 원했던 것은 배려하는 마음과 사고 였는데..

드디어 조금씩 그것을 해내고 있는 남편이 너무 대견스럽다.ㅋ

난 아들 셋 키운다는 말이 딱 내 말이다고 여기며 살았다.

내가 낳은 아들은 하얀 백지라 내가 잘만 하면 멋진 그림이 탄생하지만

이미 커버린 이 아들은 워낙 빈틈이 없는 종이라 오히려 힘겨웠다.

지워버릴 수도 없는 종이 위에 청소하듯 마음을,생각을 변화시키기란 내게도 남편 자신에게도 어려운 일이라는걸  잘안다.

7년 동안  세 번의 이사와 세번의 다른 직장이 있었다.

아이도 둘 생겼지만 처음 전세금은 다 날리고 빚만 잔뜩 불리고 월세에 파산신청까지 한 지금이지만 그래도 나는 지금이 제일 행복하다.

술 먹고 와서 내게 폭언하지 않아 행복하고..

번 돈 보다 더 많은 돈을 술먹고,토하고 싸버리면  그만인데 다 써버리지  않아 행복하고..

가정과 아이들의 소중함을 알아 가서 행복하고..

무엇보다 자신을 바라보는 눈을 뜨게 되어 행복하다.

티비에서 김병후 박사가 언젠가 이런 말을 했었다.

노름,바람,폭행 등등 모든 이혼 사유가 되는 행위보다 더 심각하고 진짜 이혼해야 되는 이유가 되어야 할것은 바로 변화하지 않는 모습이라고..

너무나 가슴을 파고 드는 말이였다.

나 역시 가진것 없지만 수많은 불행 중 다행으로 긍정적인 사고를 타고 나서 그런지..

숱한 행패에도 남편을 지지 해주고 믿어주면 반드시 변할거라고 믿었다.

남편을 믿은게 아니라...

사람은 자신을 믿어주는 사람의 바람대로 변한다는 격언을 믿었다.

그것이 그때는 폭풍속에 떠내려 가는 내게 작은 지푸라기였다.

친정 오빠와 일년 넘게 함께 일하면서 인간적인 모욕부터 폭언까지 내가 들어도 미칠것 같은 악몽의 시간이 그에게는 약이 되었다.

독약이였지만 그는 살아 남았다.

그것을 이겨낸 남편이 고맙다.

7년동안 내가  해 온 말을 친정오빠로 인해 반추 하게 되었고 생활고로 인한 빚이 그를 좀 더 일찍 눈 뜨게 했다.

이제는 경제 개념도 생겼고,

소수지만 직원을 데리고 있는 관리자 라는 자리가 그를 더 성숙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

지금은 나를 위로하기 위해 긍정의 힘을 빌려 그를 애써 믿으려 하지 않아도 그가 믿음직스럽다.

이제는 아이들 교육도 의논 할 수 있어 너무 행복하다.

함께 미래를 얘기 할 수 있게 되어 너무 행복하다.

빚도 여전하고, 파산 결정이 난 것도 아니고,남편의 개인회생 돈도 매달 꼬박꼬박 넣어야 하지만 나는 지금이 좋다.

그가 생각이 변하고 마음의 눈이 조금씩  떠 지고 있는 이상..

물질은 우리의 노력 만큼만 가지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도 나도 자아가 계속 성숙하고 발전해 나간다면 반드시 성공은 오리라 믿는다.

나는 남편이 평생의 동반자이길 진심으로 바란다.

친구로,애인으로,부모로 함께 서로를 받쳐주는 사람 人 이 되길 소망한다.

지적인 것까지 공유하는 부부가 되길 소망해 본다.

몸도,마음도,정신도,영혼까지도 건강한 가족이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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