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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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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랏빛 소국 2007-08-29

아침 6시 조금 넘어 집앞에서 만났다.

어제 약속한대로 아침 일찍 산에 가보기 위해서다.

밤새도록 따르던 빗줄기 때문에 산에 오를수 있을까? 비가 쏟아져도 약속했으니 와있을꺼야?? 하고 이런 저런 생각으로 잠도 푹 자질 못했다.

당연히 와 있을 사람인지 알면서 잠이 깨면 온갖생각으로 늘 뒤척이게 된다.

여전히 비는 쏟아지고 가고자 하는 절까지 최대한 차를 몰고 간다더니..

아래에서 부터 통제 당했다..

비가오고.. 길은 가파르고... 오랜만에 가파른 길 걸어보니 헥헥.. 대는대도 얼마다 그사람은 쉬임없이 숨소리도 안들릴정도로 쉽게 잘올라가는지..

비는 안맞아야겠고 .. 우산은 하나인데.. 숨이차도 열심히 따라 갔다..

쉬자 소리 않고 헥헥대며 따라가니 .. 중간에서 두번 쉬어 줬다.. ㅎ..

절입구에 들어서니 아주 작은 절이다.. 단층이라곤 하나도 없이 빛이 다 바래버린 대웅전 건물.. .. 현란하게 새로 단층을 색칠해 놓은 큰 절보다 훨씬 난 좋았다..

비가 쏟아지는데도 어르신들 우산 쓰고 올라오셔서 운동도 하신다고 오르내리는게.. 여전히 난 부럽다. .. 내가 여태 못하는 여유를 이 분들은 모두 누리는 분들 같다.

대웅전에 들어가 절을 하는데.. 이유없이 눈물이 나올 것 같다.

삼배..구배.. 하고 나서 그 사람이랑 나란히 앉아봤다..

내려다 보는 부처님의 눈을 난 뚫어져라 봤다. 내 길을 왠지 가르쳐 줄 듯이.. 오늘은 나만 보고 계신다..

이른 아침에..비가 오는 절에서 있는 이 기분은.. 이 느낌은 뭐라 표현할 수 없이 좋다..

내려 가기가 싫다..

잠깐 옆사람에게 기대어 잠시 눈이라도 감을까?

두둑두둑..비오는 소리를 이 자리에서 다시 들을 수가 있을까?

대웅전 앞마루에 잠시 앉아 있으면서도 영~~ 난 일어서기가 싫어..그래도 좀 더 있자 소리를 하지를 못하는 나...

내려오는 길은 올라갈때의 그 가파름 그대로..얼마나 조심스러운지... 내리막은 난 더 둔하다.

미끄러질까, 넘어질까 겁나 죽겠는데 ...

옆에서 열심히 얘기하는 사람 ..무안할 정도로 난 땅만 보고 걷기만 했다..

내려와서 차안에서의 커피 한잔.........

오늘 아침도 나에게는 잊지 못할.. 잊을 수도 없는 좋은 아침이다.

설레는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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