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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1,131

지금 파업중입니다


BY misezzang 2007-06-14

 

 

 

"가족의 관심.사랑이 없을땐 이미 엄마는 집안일을 해주는 파출부 그 이상,이하도 아냐"

이제 초등학교 6학년인 아이에게 그러한 말을 건넨다고 해서

그 의미를 깊이 재고 따져서 이해할 수 있을까?

갑작스러운건 아니지만 그동안의 불만들이 쌓이고 쌓여서 결국 폭발하기에 이르렀다.

과연 우리집에 내 편은 그 누구일까?

 

무뚝뚝을 넘어서 뚱한 남편,

엄마, 사랑해요~ 늘 외치지만 행동은 엄마의 걱정만 가지가지 만들어주는 큰아들..

엄마가 해 준 볶음밥 너무 맛있어요...늘 오바하면서 엄마의 마음을 기쁘게 해주지만

나이에 걸맞게 철없는 6살짜리 둘째아들..

굳이 편가르기를 하자면 3대1로 내 편은 없다.

요즘 너무 외롭다.

참 힘들다.

가족을 위해서 1초라도 움직여서 그네들에게 뭔가를 해주던 아내라는 위치.엄마라는 위치.

그게 이제 지겹다.

슬럼프가 찾아온 것일까?

 

일주일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보자..

남편으로써는 이유도 없이 아내가 반란을 시작했다고 생각하겠지.

일주일전부터 나는 남편에게 빨래도 밥도 해주지 않았다.

늘상 아침식사후에는 소파위에 신고 갈 양말이며 셔츠를 다림질해서 대령해 놓는 일도

하지 않았다.

심지어는 치사하지만 퇴근해 온 남편의 콧속으로 삼겹살의 내음만 잔뜩 맡게 해주고

고기 한 점 주질 않았다.

무작정 짜증만내고 말도 안하고 잠만 자고...

지나치게 아침형 인간인 나는 첫날, 5시반에 무작정 집을 나섰다.

공원도 산책하고 걷기도 하고 그렇게 빈둥거리며 공원 두어곳을 돌았는데도

1시간반밖에 못 채우고 집에 들어왔지만 시위라도 하듯 다시 침대에 누워 눈을 감았다.

남편도 아이들도 집안에 유일한 여자인 내가 마귀할멈의 성향이라도 받질 않았을까

의심했을꺼 같다.

그 날, 남편도 아이도 아침을 굶은채로 집에 나서야만 했다.

항상 아침 6시부터 아침식사 준비를 하고 큰아이 깨워서 영어테잎 듣게 하고 7시에는

온 식구가 아침식사를 함께 했었다.

그래도 난 출근을 해서 다른환경에서 일에 몰두한다는 그 자체로 숨통이 좀 트여서

그나마 그정도로 내 심정이 약하게 표출된거라 말하고 싶다.

 

난 아팠다.

밤새 기침때문에 목가래때문에 목구멍의 통증때문에 잠을 이루기도 힘들었다.

어느 하나 물어봐주는 사람도 없고..허무감이 밀려왔다.

게다가 눈 알러지로 충혈이 심해서 안과에서 치료까지 받아야하고...

자고 나서 나는 180도로 돌변.

너무도 무의미하게만 느껴지는 나의 자리.

 

그런 생각이 들었다.

사랑과 관심만 있다면...

밤새 아파하는 아내의 신음소리를 들었다면 아침에 병원좀 가보라고 권했을텐데..

바쁜 아침 밥상 앞에서 숟가락만 들고 있는 아이에게 다림질하는 아내를 대신해서

밥 한숟가락이도 떠 먹여줄텐데..

늦게 출근하는 아침에는 출근준비하는 아내대신에 둘째아이 유치원버스에 태워보내주는

작은 수고라도 대신 해 줄텐데..

큰아이 책가방을 잘 챙겼는지 봐주거나 다시한번 확인해 줄 수도 있을텐데..

무작정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내버려두고 출근전 텔레비젼에 몰두하고 있진 않을텐데..

이제 아내의 몫이라고 정해진건 없다.

왜 여자만 그런걸 해야하는걸까?

아내가 할 수 있고 남편도 사정이 되면 할 수 있을것이다.

 

아직은 여느 때처럼 아무일도 없었던 듯..일주일전 내 생활로 돌아가기 싫다.

 

엄마, 아내라는 여자..

그 여자를 보자..하루에 도대체 가정을 위해서 몇가지 일을 하며

몇가지 생각을 하는지 정리해서 적어보자.

당장 오늘 아침에 눈 뜨면서 피곤한 저녁 잠들기전까지..

 

당신은 오늘 가족들에 관련된 일들을 몇가지 생각해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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