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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시작일 뿐이야..


BY 같은 자리에 2007-12-05

이틀전 아버지가 무작정 찾아오셨다.

지난번 오빠들을 포함해 가족들이 만나서 회의를 하였지만 아무런 소득없이 아버지는 긴 얘

기를 마치고 그렇게 집으로 들어가셨다.

하루하루 피가 마르는 전쟁과도 같은 현실.. 이제 이 현실앞에서 우린 서로를 응시하며 아무

말 없이 바라보고 서있었다.

노쇠하신 아버지를 대신해서 어느 아들이 나서서 짐을 덜어드려면 좋으련만..

오빠들도 모두 아버지를 더욱 힘들게 할뿐이고..

 

가족회의 다음날 나는 병이나서 병원다니면 꼬박 20여일을 헤매였다.

약먹고 가만히 있으면서 그냥 쉬었다.

조금 차도가 있으려나 할쯤 아버지가 전화를 해주셨고, 나또한 다 나았다고 말하며 아버지를

위로해 드렸다.

무작정 오신 아버지는 내 마음을 들여다 보기라도 하듯 내게 기대셨다.

나도 말없이 올것이 온거라고 받아들이며 아버지와 함께온 언니 동생을 맞았다.

점심을 있는대로 해서 먹고 아버지랑 술잔도 기울이며 그렇게 서로를 위로하고 토닥여 주며

내일을 기약했다.

아버지는 그래도 자식중에 니가 제일이라고 그냥 다 그만두고 싶어도 나때문에 그만 못두신

다며 힘을 내주셨다.

어찌나 감사하고 좋은지 나는 아무런 말없이 아버지를 모시고 무작정 법원을 나섰다.

우리 아이는 이모랑 다니고 동생은 운전을 하고 나는 아버지를 모시고 필요한 서류들이 무엇

인지 상담을 하고 처음으로 돌아가서 훑어 나가듯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천천히 다시 움직

이기 시작했다.

아버지도 지난번보다 더욱 힘들고 어려운 상황이지만 마음을 수스리고 적극적으로 대했다.

한참을 이리저리 알아보고 논의한후 우리는 다시 마음을 다졌다.

이대로는 쓰러질수없다고 다짐하며 마음을 굳게 먹었다.

아버지는 당신의 아들이 일을 저질러 갈수록 더하니 위급한 것으로 치면 중환자에 해당된다.

말은 이루 다 표현할수 없고 무료 법무사와 상담을 해도 그들은 우리더러 추상적인 얘기를

해서 상담이 안되느니...도저히 우리 속을 알아주지를 않았다.

그도 그런것이 아버지가 자식이라는 이유로 여지껏 당하기만 하셨는데 이미 저질러진 현실

은 너무도 끔찍하고 도저히 상상할수 없는 일들이 터졌으니 그들도 답답하기만은 마찬가지

이리라..

발걸음을 돌리며..기가 차고 노란 하늘...어디다 하소연 할때도 없었다.

그저 서로의 가슴에 묻으며 내일 다시 한가지씩 대응책을 밀고 나가기로 하고 집으로 가야했

다.

어제 화요일도 무척이나 추웠다.

아버지가 일찍 나오신다고 하더니 연락이 없어 전화를 해보니 감기기운이 돌았다.

일단 쉬기로 하고 내가 여기저기 알아보고 필요한 서류를 준비하기로 했다.

날이 추워도 춥지가 않았다. 급한 마음에 늘 전화를 붙들고 눈은 계속해서 무엇을 찾고있는

듯 헤매이고... 아이는 투정도 제대로 못하고 엄마의 눈치를 들여다 보고 있고.

 

얼른 내일은 경찰서부터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확인 전화부터 해봤고 지금 갖고 있는 자료

만 가지고도 고발이 가능한지도 알아봐야했고 괜히 여러번 왔다갔다 불편한 일 겪지 않도록

생각도 많이 해야했다.

법원에도 접근금지가처분을 내야하기에 필요한 서류들도 챙겨야 하고 준비하려면 이리저리

뛰어야 겠고...머리는 계속 분주하기만 하다.

오늘은 더 추워진다는데....

얼른 일이 잘 마무리되어야 아버지도 좀 편히 쉬어야 되고...

계속 대응해나가야 할 일들과 다시 처음부터 다시 아버지와 하나씩 추스려 나가야 할일들이

태산같다.

아~ 이토록 얽혀있는 문제 앞에 과연 우리는 그동안 어떻게 살아온 것인가.

뒤돌아보기엔 이미 너무 멀리 와있다.

앞으로 가야할 길이 더 멀기에 그저 서로 밀어주고 토닥여 주기도 바쁘고 처리해 나가야 할

것이 더 많다.

조금 늦었다고는 생각되지만 어쩌면 이 시간이 가장 적절한 때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

다. 다시 앞만 보기로 하고 우리는 내일을 기약한다.

아버지의 짐을 조금이라도 나누어 질수 있는 그 자체가 더욱 이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해줄

지도 모르지...

아버지 사랑합니다. 힘내시고~ 곧 좋은 소식과 좋은 일들이 우리를 기다린다고 생각하세요

~  조금만 더 가보자구요.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고 했다.

다시 힘을 내기로 했다.

우리를 힘들게 하는 것은 우리 자신일지도...

 

이제 시작일 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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