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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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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BY 같은 자리에 2007-08-06

어제는 서울 오빠를 제외하고 올케와 두 조카를 포함해서 엄마와 언니 그리고 남동생과 더불

어 아버지를 만났다. 세월은 우리를 힘들고 지치게 하였고 우리 앞에 험란한 산을 만들어 놓

았다. 그래도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는 한 자리에 앉아 조촐하게 저녁을 먹고 서로의 등

을 어루만져 주고 있었다.

아버지는 여러가지 어려움 앞에 관절과 당뇨로 아파 더욱 우리를 아프고 힘들게 했다.

지난 4월에 만난 이후로 전화로만 통화하고 이번이 두번째 만나는 자리였다.

작년 6월부터 아버지의 또다른 자식에게 말할수 없는 고통을 시달려 지금은 최악의 상황까

지왔다. 아버지는 인정이 많고 고지식하고 완고하시다. 어머니는 어떻게든 지난 잃어버린 시

간들을 만회하려고 이렇게 저렇게 애쓰고 있지만 여전히 아버지의 완고한 벽은 허물어 지지

않았다. 그동안 자신의 아들한테 말할수없는 치명적인 고통을 겪으신 외마디는 이랬다.

"나를 도와주는 자식은 너희들 밖에 없다." 그러시면서도 고통을 주는 자식을 차마 어쩌지 못

하는 아버지의 그 마음을 그저 바라만 볼수밖에 없는 현실이 얄궂었다.

그저 멍하니 우리는 서로의 얼굴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요즘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서 가만히 바라보고 있어야만 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

서 그것이 나를 더욱 힘들게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차라리 치고 받던지 뭐라도 해보고 싶은 심정....하늘만이 아시겠지...

나는 다섯살난 아이를 키우면서도 내 아버지 내부모에 관한한 여전할 수 밖에 없는 사람이

다. 수많은 시간이 흘렀고 우리는 상처를 받으면서도 더욱 서로를 애잔하게 바라보고 있었

다. 어머니는 말주변이 없으시다. 아버지 앞에만 서면 평상시 그렇게 자식들한테는 떳떳하면

서도 별다른 진전이 없는 그저 아버지와 다들바 없는, 어쩌면 오래전부터 마음은 하나였지만

떨어져 살수 밖에 없었던 엇갈린 운명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모든 것이 되돌려질수 있기를 바라고 신앞에 잠잠할 뿐이다.

오늘은 하루종일 마음이 이상했다.

늘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것만 같은 내 자신앞에 나는 그저 나약하기만 하다.

이런저런 현실속의 내 모습...갑자기 슬퍼지기 시작했다.

아이가 잠든사이..나는 침대에 앉아 엉엉 울었다. 그리고 다시 정신을 차리니 속이 조금은 후

련했다. 우리 가족들 모두가 같은 심정일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 지금 이시간도 나의 아버지

는 얼마나 울고 계실까..아버지의 아픔은 곧 나의 아픔인데..하늘은 우리를 갈라놓은 것만큼

다시 우리를 하나가 되게 하실까..

우리 가족의 얽힌 아픔...언제쯤 완전히 치유가 될수 있을까.

그런 날이 있을까.. 좋은 일만 많기를 수없이 그리며 되내인다.

좋은 날들만 더욱 많기를 마음껏 외친다. 언제나 그랬듯이...처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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