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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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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무김치


BY 같은 자리에 2007-07-20

마트에서 열무 한단을 사다가 김치를 담궜다. 일주일째 감기가 낫지 않아 미루고 미루다가

기운내고 담그는데, 밀가루나 찹쌀가루도 없고 맛을 내는 홍고추 청고추도 없다.

그래도 오늘은 꼭 해야기에 찹쌀가루 대신 그냥 밥솥에 있는 밥을 조금 꺼내어 물과 함께 믹

서에 돌려서 대체했더니 그런대로 맛이났다. 멸치액젓과 소금으로 간하니 그런대로 먹을 만

해서 며칠은 걱정없을 것 같다.

시댁에서 이래저래 김치가지고 때마다 이런저런 간섭하는게 싫어 환절기때나 이맘때 쯤이면

그냥 겉절이 해먹는다고 말해버렸다. 아이가 어릴때는 주면 주는대로 받아 먹었는데 아이도

달랑 하나이고 이런저런 말나오는거 싫고해서 팔을 걷어 부치기로 했다.

처음 할때만 좀 힘들지 두번 세번 하다보면 금방 뚝딱 할수 있는게 재미도 있다.

쉬운 반찬은 오이 미역무침이나 무생채, 부추김치 등등 손쉽게 구할수 있는 것으로 자주 먹

는데, 열무도 배추보다 싸고 쉽게 해먹게 되는 것같다. 배추는 아무래도 조금 값이 나가다보

니 한두번쯤 해먹다보면 금새 찬바람 불기시작하고 시댁에서 김장김치 조금 돕고 가져다가

한겨울 먹고 봄에 한번더 갔다 먹곤했다.

이젠 배추김치도 혼자서 하는 상상을 하곤한다. 곧 김치도 스스로 독립해서 먹어야 하는 건

아닌지.....그냥 해서 주면 감사하고 좋은데, 이런저런 말들 듣는 것이 나를 더욱 강하고 독하

게 만드는 것 같다. 시어머니도 그냥 몇번 김장 같이 했으면 이렇게 저렇게 얘기해줬으면 벌

써 어깨너머로 다 배우고도 남았을텐데, 뭘 그리 혼자만의 비법인양 꽁꽁 숨기고 양념하고

내가 보기엔 별것 아닌데 꽤나 사람 속타게 하면서 안내놓으려는 꿍꿍이가 없지 않다.

인터넷 뒤지고 한두번 해보면 다 나오는 것을.......

요리란 것은 어떤 것이든 지역특색을 빼놓고는 기본이 다 비슷한데, 충청도 시어머니는 본인

이 할줄아는 그 한가지를 가지고 가끔 나를 섭섭하고 어렵게 만들었다.

그저 기본에 충실하고 맛깔나게 한두가지 더 연구해서 정성을 빼놓지않는 나만의 요리를 앞

으로 많이 많이 개발하겠다고 다짐해본다.

항상 조금씩 이것저것 철따라 음식을 많이 해보는 편이고 내가 한 음식을 아이아빠는 늘 약

을 타는 것 아니냐며 맛있게 잘먹었다. 친정식구들도 내가 한 음식을 주는대로 맛있게 잘먹

었었다. 하긴 나는 스물이 넘어서 부터 채식주의가 되어있었고 생활화되어 있기에 시어머니

가 당신 아들을 육식으로 만들어 놨으니 쉽게 이해할리가 없다.

신랑은 날 만난이후로 한번도 투정한 적은 없지만 시댁에 가면 고기 반찬에 손이 많이 갔다.

나는 그냥 쉽게 넘어 갔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내가 생각이 짧았던 것 같다.

그래도 어느새 채식에 감사하는 생활을 하는 신랑을 보며 가끔은 대체 반찬이 아닌 순수 육

류요리도 한다.  아이도 마찬가지다.

정성있는 음식으로 신랑이나 아이뿐 아니라 주변사람들에게도 행복과 즐거움을 줄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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