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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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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착


BY 같은 자리에 2007-06-20

어제 강원도 문막에 다녀왔다.

엄마와 남동생이 교대로 운전해서 서너시간 걸리는 곳인데 무작정 따라나섰다.

엄마와 언니와 남동생은 매주 시간을 맞춰 한번씩 꼭 가는 코스다.

물론 그냥 놀러가는 것이 아니고, 신학을 공부하신 어머니의 집념으로 일궈낸 작은 교회가

있는 곳으로 예배를 드리러 가는 것이다.

목적지가 정해져 있으니 가는 길은 바람도 쐬며 드라이브 하는 기분을 한껏 내며 달리는 창

밖으로 풍경을 감상하게 된다.

 

다섯살 아들녀석도 나름 즐겁게 동행하게 하기위해 책이나 장난감을 가져갈때도 있고 가는

길에 점심이나 저녁을 먹을때도 있었다.

어제는 스스로 간다하고 아무것도 안가지고 빈손으로 가서 별로 떼도 안쓰고 잘 돌아왔다.

 

창밖 스치는 광경에 나도 모르게 지난 우리 가족들의 일이 떠오른다.

일도 많았고 탈도 많았고 그만큼 더 애틋하고 가슴뭉클 할수 밖에 없었던 시간들이 우리에게

있었고, 어쩌면 지금도 우리 마음 가운데 그대로 남아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도 그리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는데, 목적지를 향해 달리는 차처럼 우리는 앞을 향해

달려나가고 있다.

원망이나 불평따위는 더이상 우리에게 용납이 안되는 듯 했다.

내일이라는 테마가 이미 우리 가족의 마음과 가슴속에 꽉 차 있는 것 같았다.

 

잠시 우리의 언어속에 과거에 대한 아픔이 튀어나오거나 그래서 서로 얼굴이 붉혀질때 우리

가족은 뒤돌아서서 하나씩 지워나가고 있다.

 잘못된 집착이라면 그것이 아련히 떠오르는 그리움으로 포장되었더라도 과감히 우리 삶속

에서 배제시키려고 모두 애쓰고 있다.

가족이라는 서로의 얼굴속에 나의 모습이 있는 듯하다.

서로 조금씩 노력하며 애쓰는 모습에 나또한 한걸음씩 나아져서 다시 되돌려 보태줄수만 있

다면 더없는 가족간의 사랑과 의리가 이루어질 것이다.

 

저녁이 되어 다시 집으로 향하며 창밖을 내다보며 오늘 참 잘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 가만히 있어 에어컨 바람 쐬는 것보다 훨씬 더 시원하고 속이 탁트이는 듯했다.

하루 하루 다시 또 내일을 꿈꾸며 오늘에 감사하며 최선을 다하기로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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