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12. 15
몇칠전 배추를 사러 시장에 가는길에 같은 아파트에 사는 아주머니를 만났다
요즘 배추가 중국에서 많이들어온다고 하면서 포기로 된 것을 사라고 일러 주신다
사실 아주머니는 산악회 같은 회원 이다 전달 덕유산 에 갈때도 김장에 대해 여러 가지로
도움되는 말을 많이 해주셨다 김장을 10년 정도 안하다가 할려니 꾀도 나고 그냥 사 먹을까
집에 있을 동안 만이라도 꾀가 나도 하자
우선 친정 엄마가 매일 전화를 해서 언제 김장 할거냐고 하시니 모셔와서 감독 좀 하시라고 하고 아침에 배추를 사러 갔는데 절여서 씻어서 해주면 포기당 1100원이니 그렇게 하라고 권한다 그러면 절인배추를 주문하고 내일 오전 12시 까지 배달 까지 해준다
파 갓 미나리를 다듬어 씻어 소쿠리에 물기를 빼고 굴 생새우도 씻어놓고 무우도 씻어 놓고 달랑무도 다듬어 소금물에 담구어 놓고 강경 갔을때 사온 멸치 액젖 준비 하고 찹쌀풀도 쑤어 놓고 나니 새벽 1시가 훌쩍 아이고 졸려 졸려 우리집 남자들 코고는 소리가 거실까지
들리고 야채 다듬고난 쓰레기가 나좀 치워유 하고 노려본다
꾹꾹 눌러서 봉투에 담고 싼타처럼 어깨에 메고 루돌프 대신 에레베타를 타고 정문 후미진곳에서 기다리고 있는곳에 통째로 놓고 왔다
감독관을 모셔오고 무우채를 썰고 달랑무도 건져서 물기를 빼고 깍두기도 썰고 절여서 씻은 배추가 아이 개운해 하면서 단장 시켜 달라고 채반에 눕는다
단장 하려면 무우채에 고추가루를 묻혀 빨알갛게 물을 들인다 아이고 어깨야 !
준비한 야채들을 넣고 또한번 아이고 어깨야 !
양념들을 넣고 아이고 삭신이야!
배추들을 단장 하고 새색시 치마 감싸듯이 푸른 겉잎으로 감싸서 차곡 차곡 통에 넣고
아이고 허리야 !
얘야 너 몸살 나겠구나!
달랑무를 버무리고 깍뚜기를 버무리고 통에 담고 나의 입은 굳었다
고추가루 더 넣어라 굴 넣어라 소금 넣어라 파를 넣어라 고만 넣어라 조금 넣어라
감독관도 지쳤다
그래도 감사 한다 참견해 주시는것도 살아 계시니 하실수 있음을...
10년전에는 이웃 사촌들끼리 품앗이로 오늘은 103호 내일은 105호 306호 207호 109호
젊은 아줌마들이 집 집마다 돌아 다니고 점심은 김장 하는 집에서 내고 여럿이 모여 고무장갑 끼고 배추속을 넣었고 쌈이 짜다 싱겁다 맛까지 보아주고 나중에는 차대접 까지 받고....
지금도 서울에 이런 김장 하는 곳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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