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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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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BY 진주 2007-04-03

2007 04 03

밖에 잠시 나갔었다  호박죽 끊이려고 찹쌀 가루를 사러 뒷골목  작은 슈퍼로 갔었는데 날씨가 무척 화창했다 아침에는 꽃셈추위니 옷을 챙겨 입으십시오 하더니 아파트 담아래 보도 블럭사이에 노오란 민들레가 꽃잎을 벌려 반기고 있다  바람에 작은 손을 흔들며 야 봄이야 봄 이란다  나도 알고 있거든 그래서 돌아오는 토요일에 강화갈거야  작은아버지 셋째아들 결혼식이 있어 봄내음 한껏먹고 취하고 올란다 왜 나이를 먹어도 작은 민들레에 눈길이가고 어디론가 떠나야한다는 조급함이 있는지 모르겠다 일찍감치 신촌에가서 강화행 버스를탈 생각을하니 중학교 여름방학때갔다온 기억이난다 작은어머니가 정성스럽게 차려준 밥상과 그더운 여름날 개울로 데려가 발담그고 수박 먹었던 날 밤중에 모기에물린다고 쑥을 태워주시던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그리고 낮에는 왕골을 쪼개 말린다 이것을 잘 보관 했다가 농한기가 되면 겨울에 염색물을 들여 동네아낙네들이 삼삼오오  모여 화문석안에 꽃 나비 거북이 완자무늬등등을 짜넣는다 그리하여 고가에 팔린다고 하셨다 일일이 손수공예작품이다

결혼식을하는 세째아들은 중국에서온 중국색시라는데 궁금하기도하다 작은집은 아들만 셋이라 유독 큰집 큰딸인 나를 좋아하셨다 중학시절 수학여행에서 찍은 사진을 시골 마루벽에 걸어 두고 다른사진들과 두고 두고 보셨으리라

일주일을 지내는동안 내가 점심을 차린적도 있었는데 짠지 라고하는 무우를 나박나박 쓸고  식초 한두방울 뿌리고 고추가루 아주약간 뿌리고 상에 올렸다  시원한 하면서 짭조름한 맛 잊을수가 없다  이번에 가서 배워 와야겠다 어렵진 않을텐데

집에 갈때도 어머니 갖다 드리라고 쑥떡에 콩고물을 무친 떡을 아침부터 부지런이 싸시며 하루에 두번밖에 안오는 버스를 놓칠세라 정류장 가는길이 외지다고 먼길을 걸어서 버스태우고잘가라고 손을 흔드시던 모습이 생생하다 살다보니 자주뵙지못함이 죄송함이다

아무튼 토요일 친척들을 뵈려하니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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