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모(歲暮)-
가는 날을 붙잡는
못난 미련일랑
던져 버리자.
차라리
오는 날을 사모하며
기다리는 정서가 좋다.
어차피 떠날 것은 떠날 것
올 것을 기다리는 그 맘이
그래도 편하다.
그러나
여전히
한해가 슬어져 가는 그 감회는
마냥 애석하기만 하다.
못다한 일들에 대한 갖가지 회한과
뒤돌아 보게 하는 못난 과거와
때로 궂고
때로 즐거웠던
그 환희와 고통의 시간들 땜에
그만 가슴이 쓰리다.
그래 잊자 .
그게 어제 오늘의 일들이 아니잖니?
설운 마음도
기쁜 마음도
훌훌
내리는 눈발처럼 털어 버리고
저기
밝아오는 저 태양의 광장으로 달려 나가
두 팔을 활짝 벌린 채
다가 오는 새해를 맞이 하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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