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성긴 마대 자루처럼
엉성한 하루가
소리도 없이
지나가 버린다.
아직
밤이 오기엔
너무나 이른 시각
6시를 갓 넘은 창가에
한 밤처럼 캄캄한 정적이
낯선 손님으로 기웃거린다.
12월 30일 -
세모의 회색 빛 우수가
그림자처럼 다가든다.
좋든 싫든 한 해를 보내야 하는
연약한 운명의 인생
그리고
다가오는 또 다른 해를
선택없이 맞아야 하는
나약한 운명의 인생.
조금 섧기도 하고
조금 안스럽기도 하고.
하여,
문득, 가슴은 시리고
창가에 매달린 어둠처럼
마음은 새초롬 하다.
그래, 가라 .
낡고 해어진 묵은 해여.
차라리 너를 잊는 것이
나의 행복이 된다면
난
너를
시원스레
떠나 보내리라.
그리고
저만치서
그렇듯 손짓하며
반가이 달려 오는
저 새해를 손잡아 맞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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