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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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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떴다


BY 두모 2006-12-06

눈을 떴다. 웩웩 거린다. 아들이 요 위에 먹은 것을 게워 낸다. 목울대가 이내 촉촉 젖어버렸다.  듬성듬성 제법 여러 군데 오물을 쏟아냈다. 언제부터 그러고 있었는 지 상당한 시간이 흘렀나 보다. 크악한 냄새가 공기중에 퍼지기 시작한 건 그녀가 눈을 뜨고 그 광경을 져다본 바로 직후다. 밖으로 미쳐 나오지 못한 찌꺼기들이 앞다투어 튀어 나온다. 조막손으로 틀어막고 거실로 옮겼다. 사위는 여직 어두웠지만 스위치를 켠 순간 눈들도 굼쩍 거린다. 부시다. 순순히 따라들어온 욕실. 닫힌 변기뚜껑을 기대고 숫챗구멍에 머리를 쳐박았다. 네 살치고는 제법이다. 위장 밑바닥의 쓴 물까지 올라올 것 같다. 침도 두어 번 뱉어냈다. 혀가 텁텁거린다. 입술도 버적거린다. 물.................. 으앙! 울음이 터져버릴 것 같다. 그 새 참았던 울음보가 그만 설움에 겨웠는 지. 여자가 이마에 손을 엊졌다. 복용 중이던 약이 똑 하니 떨어진 게이틀 전. 토요일 까지 겹쳐 하루 이틀 미뤄보리라 작정 했던 게 이내 후회된다. 아이를 우선 달래는 게 상책이다. 등도 토닥여보고 다른 아이들이 깨지 않도록 진정시킨다. 일단 다른 사람이 깨지 않도록 할 것.

아침은 늘 쫓긴다. 이른 새벽에 특별히 해야 될 일이란거 없다. 단순히 빨리 일어나고 싶다는 계획은 처녀 적부터 갈구해온 소망이다. 거창하게 들린다. 소망까지야. 그저 막연히 뜬구름 잡기식의 그녀의 게으른 습관탓에 언제나 늦은 시간에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는 것 자체가 그녀의 습성이다. 이성의 바탕을 이룬 습관과 대조적인 그냥 본능에 의해서 생긴 일종의 습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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