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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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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버지)


BY 신진민 2010-09-12

 

 "엄마! 오늘 아버지 한테 안 가셨나?"

 "비가 와서 오늘 엄마 못 가셨다." 라고 막내동생이 이야기를 했다.

 "아버지 전화 왔는데 내가 못 받았다"

 어제 저녁 병원에 계신 아버지 한테 온 전화를 받지 못했다.

 엄마가 아버지 병원에 가시는 못하는 날이면 영락없이

 전화가 온다. 그걸 받지 못했으니 아버진 또 얼마나 우울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던차에 아버지 한테 다시 전화가 걸려 왔다.

 "아버지, 아버지" 내가 불러도 아버지는 대답을 해도 도통 이제 알아 들을 수가 없다.

 그래서

 난 혼자 떠들어 댄다.

 "아버지 저녁은 밥은 먹었어요. 왜 엄마가 병원에 안와서"

 그러면 저 편에서는 작은 숨소리와 또 알아 들을 수 없는 대답을 해 온다.

 "아버지 오늘 주무시면 엄마 낼 간 단다"

 "엄마 보고 싶나~~~~~~~~?"

 울음 썩인 소리로 대답을 대신 하신다. 그러고는 아무말 없이 전화를 뚝~~~~

 

 자리를 보전 하고  누우신지 벌써 1년째다.

 작년 9월 쓰러지셔서 대학 병원에서 조형술을 하자는 것을 할 수가 없었다.

 그로 인한 합병증을 예상 하지 안을 수가 없어서 포기 했다.

 신장이 건강 하지 못해 조형술을 하게 되면 혈액투석을 해야하는 상황이 올지도 모르고

 그렇다고 병이 나아 지는 것도 아닌것을 싶어서......

 요양 전문 병원으로 모셨다.

 그후 친정 엄마는 매일 아버지께 출근이다.

 멀리사는 맏이덕에 엄마와 막내동생 몫이 되어 버렸다.

 머리로 올라가는 혈관 두가지가 다 막혀서 언어도 행동도 정상적으로 할 수가 없단다.

 우울증이 너무 심해서 손주들 목소리만 들어도 엄마가 병원에

 하루라도 거르시는 날이면 아이처럼 우신다.

 그리곤 어제 처럼 핸드폰으로 나에게 아님 작은 딸에게 전화를 하신다.

 

 난 40이 다 되어도 아버지 한테 말 대꾸 한번 한 적이 없다.

 내가 나이가 들면 아버지도 나이가 들어 저 대쪽 같은 고집이 죽을 줄 알았는데

 아버지 70을 훨씬 넘긴 나이에도 엄마와 딸 셋이 그 고집 한번 꺽어보지 못했다.

 그런 아버지가 이젠  자신 몸 조차 지탱 할 수 없게 되었다.

 옹알이 하는 아이가 되어 버리셨다.

 양복바지에 주름 진하게 잡고 하얀 와이셔츠에 중절모 쓴 그 고집통 영감님은

 도대체 어디로 가고  엄마에게 먹을것 달라고 조르는 아이가 되어 버린 걸까

 

 아이가 되어 버린 아버지를 위해 난 뭘해야 하나 싶어 하루 종일 마음만 다그쳐 보지만

 장대비 소리만 먹먹하게 들리는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