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토록 싶었는데
막상 들어보니 왜 이리 맘이 우울해질까
아이돌보미 이틀째 되는 날이다
유치원생인 아이는 그림일기 숙제를 한다고
노트를 가지고 상앞에 펼쳤다.
어제는 일기를 쓸때 손을 가리고
꼭꼭 숨어서 쓰더니만
오늘은 나에게 읽어준다
1월28일 월요이 맑음
오늘은 다른 할머니가 오셔서 음식을 해주셔서
참 맛있었다 ..하고 일기를 읽어준다.
그 순간 나는 할말을 잊었다
내 친구들은 모두 할머니가 되어
손주 손녀 자랑을 하는데
난 언제나 할머니가 될까 생각했었다
근데
근데
난 어린이 눈에 분명 할머닌가 보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무언가 내가 소유해야 행복할 것 같은
불리워져야 행복할 것 같았던 그 마음이
내게 현실로 보여질때
보이지 않는 섭섭함이 나를 웃게도 만들지만
우울하게도 만든다
난
분명 소녀같은 마음으로 아직도 젊다고 생각하며 사는데 말이다
할머니면 어떠랴
조금 젊었으면 선생님 했을텐데
아이는 그저 할머니로 보이기 때문에 절대 선생님이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하하... 웃어보자 웃어보자
내모습이 어디로 간단말인가
그래 내가 이름을 불러보자 난 할머니 선생님이라구 말이다.
그래도 돌아오는 길 아이의 할머니가 오셨다.
그래도 할머니 선생님이 옆에 계시니 말도 잘 듣는다고
기분이 참 좋다.
더욱 열심히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