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시가 곱게곱게 익어가는 가을이었다
우리집 앞에는 감나무가 한그루 있었다.
아이들이 배고픈 시절이라
감 하나 얻어 먹으려고 나만 졸졸 따라 다녔다
해가 서쪽 하늘로 넘어가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은
어릴적 배고픔을 겪은 사람만이 그 마음을 안다.
저녁을 먹고나서도 간식거리가 궁하던 아이들은
가을이 오면 뒷동산 밤나무며 감나무에
눈이 초롱초롱해 진다.
어둑해진 저녁이었다
아이들이 대문 밖에서 나를 부른다
빨리 나와......... 알았어
사내 대장부 처럼 씩씩했던 나는 밥을 먹자마자 뛰어 나갔다
넓은 마당에 웅성웅성 하면서 조를 짜고
누가 감나무 위에 올라가나.. 망을 볼것인가 하다가
결국은 감나무 주인인 내가 나무에 올라가 감을 따기로 하였다
감나무는 유난히 가지가 약해서 잘못하면 가지가 부러진다.
어둑해져오는 밤은 우리들 가슴을 설레이게 했다
감나무에 한발자욱씩 올라가 빨갛게 익은 연시를 따서 내리면
아이들은 하나둘씩 받아서 맛나게 먹는다.
한참이 지났을까 .... 개가 짖어대고 아이들 소리가 나니까
아버지가 삐걱 큰대문을 열고 나오셨다.
앗뿔사.. 아버지 헛기침 소리에 아이들은 다 도망갔고
감나무 위에 있는 나느 ㄴ내려오지도 못하고 가만히ㅣ 있었다.
얌전하신 아버지는 어찌할바를 모르시더니
동네에 사는 작은 아버지를 데려와
작대기를 들고 감나무 위로 올라오셨다.
거기 누구냐..
빨리 내려오너라 야단을 치셨다
꼼짝도 못하고 이제 죽는구나 하고 가만히 있었더니
감나무 위에 올라 온 작은 아버지는
뾰족한 작대기로 내 똥꼬를 찔러대셨다
조금만 참으면 되지 하고 아야아야 하면서 참았다
어린 아이의 신음소리에도 아랑곳 안하고
빨리 내려오라고 계속 똥방귀를 찔러대는 통에
더 있다가는 죽을것만 같았다
작은 아버지..........! 저에요
저라구요 했더니 그때서야 감나무 밑에서 계시던 아버지는 딸인줄 알고
그만 찔러라 하셨다.
나는 매맞을 각오로 감나무 위에서 내려오면서 가슴이 덜덜 떨렸다
하지만 아이들은 다 도망가고 감나무 위에 있는 딸아이를 안 아버지는
한바탕 웃으셨다.
짜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