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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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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내친구.


BY 김효숙 2011-06-30

늦은밤 열두시가 다되어가는데 대부도에 사는 친구가 전화를 했습니다.

풍선간판 어떻게 하느냐고 말입니다.

강원도에 살다가 갑자기 대부도로 이사를 온 초등학교 친구인데

그곳에서 칼국수 가게를 열었습니다.

이쁘고 어릴 때 부터 부잣집 딸로 잘 자라 공부도 잘하곤 했는데

사랑 하나만으로 살아가는게 결혼이 아님을 알았지만

결국은 생업전선에  대장부가 되었습니다.

우리 늦게 끝나니 오라고 했습니다.

새벽 한시나 되어 도착할 친구 부부에게 주려고 얼른 돈까스를 튀기고

탕수육을 만들었습니다.

두시간을 걸려 서울까지 달려오는 친구가 보고싶어

맛난요리를 룰루랄라 하고 만들었습니다.

 

친구가 새벽 한시 넘어서 왔습니다.

남편은 오이지 한통을 낑낑 들고 주방으로 들어오구

친구는 시골 아는 아저씨가 주었다며 오이랑 감자를 들고 왔습니다.

오이를 얼른 씻어 입에 한입 물으니 고향에 오이향기가 가득했습니다.

우리 남편에게도 뚝 잘라. 주었습니다.

친구는 무엇이든 맛난게 있으면 나에게 듬뿍 갖다 준답니다.

 

우리는 탕수육과 돈까스를 만들어 넷이 함께 맛나게 먹었습니다.

모처럼 넷이 모여 먹는 새벽 밥맛이 고향맛이었습니다.

친구랑 있으면 왠지 기분이 좋아집니다.

나를 강원도에서 기다려 주던 친구

마음 답답하면 얼른 와라 하고 간성 터미널에 와서 날 기다려 주던 친구 남편의

따스한 정이 늘 남아 돕니다.

지금은 대부도에 잠시 자리를 잡고 칼국수 장사를 한다고 합니다.

부자 되거라.... 그리고 오년 뒤엔 강원도에 가서 같이 살자고 합니다.

나에겐 참 좋은친구.. 늦게 같이 살자는 친구가 있어 행복합니다.

 

친구네랑 넷이 맛나게 먹은 새벽 밥맛이  얼마나 맛나던지 곤한 하루이지만

즐거웠습니다.

 

늦은 시간 친구를 보내며 콜라겐 듬뿍 들어있는 돼지껍질 요리와 실파 한단

우거지 지짐.. 을 싸서 보내는 마음도 기쁨니다.

 

아침에 입고 간 긴 남방을 친구에게 입혀 보내는 마음도 훈훈합니다.

다 가져라. 너 다 가져.................친구는 좋아하며 그  옷을 입고 갑니다.

급히 오느라 강원도에 옷도 챙겨오지 못한 친구를 헤아리고 싶었습니다.

우린 말하지  않아도 마음이 다 통합니다.

사랑하는 친구가 늘 가슴에 엄마처럼 파고들어 힘들 때 나를 일으켜 세워줍니다.

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입니다.

 

친구를 보내며 밤하늘에 내리는 빗방울이 축복 하며 내 머리위에 떨어지는것 같습니다.

축복...................많이 받아라 하고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