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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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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속에 살면


BY 김효숙 2009-04-07


산속에 살면 등잔불을 켜야지

손님이 오시면 촛불을 켜고

산에서 나무 할 줄 아니

나무해서 밥 짓고

봄이면 산나물 할 줄 아니

나물해서 밥 먹고

 

산골짝 흐르는 냇가에 물고기와 친구하구

땅 없으면 개간하여 고추심고 야채심어 먹구

겨울이면 질화롯가 뚝배기 넘치도록

청국장  고운 그이와 끓여 맛보며

그렇게 살아가야지

 

세상 모든것 가지지 않아도 초가집 하나에 머물러

눈오면 눈 피하고 비오면 비 피하고

바람불면 바람 막아 줄 토담집 하나면 족하리

 

아기 검둥이와 함께 나물도 뜯으러 가구

심심하면 하늘나는 비행기 보구 짖어 댈 텐데

온산에 강아지 소리 메아리치면

가끔은 적적한 산에 메아리 잔치가 벌어질텐데

 

일년 사시사철 찾아오는 이 없어도 나는 족하리

산골짝 물 흐르는 소리에 내마음의  사랑 화답하며

그렇게 살아가야지

 

산딸기 익으면 옹기병에 따담가

고인 맑은 물  고운 그이와 함께 마시며

그렇게 살아가야지

 

가끔씩 지나는 산 사람들에게

넉넉한 점심 한번 대접할 수 있다면

더 무엇을 바라리요

 

나에게 작은 소망이 있다면

내 마음의 고향  산속에서 그렇게 살고 싶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