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속에 살면 등잔불을 켜야지
손님이 오시면 촛불을 켜고
산에서 나무 할 줄 아니
나무해서 밥 짓고
봄이면 산나물 할 줄 아니
나물해서 밥 먹고
산골짝 흐르는 냇가에 물고기와 친구하구
땅 없으면 개간하여 고추심고 야채심어 먹구
겨울이면 질화롯가 뚝배기 넘치도록
청국장 고운 그이와 끓여 맛보며
그렇게 살아가야지
세상 모든것 가지지 않아도 초가집 하나에 머물러
눈오면 눈 피하고 비오면 비 피하고
바람불면 바람 막아 줄 토담집 하나면 족하리
아기 검둥이와 함께 나물도 뜯으러 가구
심심하면 하늘나는 비행기 보구 짖어 댈 텐데
온산에 강아지 소리 메아리치면
가끔은 적적한 산에 메아리 잔치가 벌어질텐데
일년 사시사철 찾아오는 이 없어도 나는 족하리
산골짝 물 흐르는 소리에 내마음의 사랑 화답하며
그렇게 살아가야지
산딸기 익으면 옹기병에 따담가
고인 맑은 물 고운 그이와 함께 마시며
그렇게 살아가야지
가끔씩 지나는 산 사람들에게
넉넉한 점심 한번 대접할 수 있다면
더 무엇을 바라리요
나에게 작은 소망이 있다면
내 마음의 고향 산속에서 그렇게 살고 싶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