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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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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쩜 그리도 이쁠까


BY 김효숙 2008-10-23

소포가 배달되어 왔다

밀양에 전경으로 가 있는 막둥이 녀석이 보낸 소포다

무엇일까

두개의 박스가 함께 붙여져 있다

얼른 가위로 하나를 풀었다

꼬랑꼬랑한 냄새가 풍긴다

박스를 여는 순간 빨간 아기 석류가 얼굴을 내민다

주홍색 감 두개가 히히 하고 웃고 있다

그리고 한쪽엔 빨강 파랑 대추가  한봉지 있다

그 밑엔 휴지를 깔고 깨끗이 씻겨진 은행알이 누워있다

 

순간 함박같은 웃음이 터진다

하하........

이녀석 이것을 어디에서 난걸까

밀양 시장에 가서  엄마 주려고 산걸까

궁굼해졌다

 

박스안에는 엄마 아빠꺼라고 쓰여져 있었는데

대추 은행 감 석류는 엄마꺼

양말 두켤레는 아빠꺼인가보다

하여간 기쁜 마음으로 대추도 먹어보았다

 또 한박스를 열어보았더니 어 ? 이 속에도 똑같은 은행 대추 감 석류가 있네

이건 여자 친구 효정이꺼라고 쓰여져 있었다

더 넣었나 호기심이 발동해 열어보았던것이다

시샘일까 하하 웃었다

 

시장에 다녀온 남편에게 이것 보아요 했더니

며칠전 아마도 상보가 대추 보낼꺼라고 했었다

장난인줄 았았더니 정말 보낸것이다

 

다음날 저녁시간에 전화가 왔다

대추는  봉사하러 가서 대추를 땄는데  하루종일 따고

돌아오는길에 주머니에 넣어왔댄다

은행은 부대앞에 있는 은행나무를 털어서 손으로 까서

열흘을 말려서 보냈는데 아마도 오백알은 될거라고 한다

여자 친구거는 사백알이랜다 하하

근데....... 감 두개는 남에것을 땄지? 했더니 감이 길에 널려 있어서

엄마 기쁘게 해주려고 두개를 땄댄다

석류하나도...

남에 것을 따면 안된다고 말하면서도 난 막둥이 녀석의 이쁜 마음에

감동을 받는다

 

군에 가서 힘들텐데 .....대추를 보면 엄마 생각이 났고

은행을 보면 엄마 생각이 난다던 아들녀석의 그 헤아림이 고마워

눈물이 난다.

엄마는 물려줄 커다란 유산은 없지만

우리 엄마가 나에게 물려주신 헤아림의 그 맘이

우리 아들에게도 물려 줄 수 있어서 얼마나 따뜻한지 모른다

 

가끔씩 힘들때면 깜짝 이벤트로 감동을 주는 우리 막둥이가

있어서  난 힘이 난다